“대다수 당원들 열망은 전국정당
적통 보수의 ‘유능함·헌신·품격’
잃어버린 3대 가치 꼭 되찾을 것”
“합리적 보수 당원분들이 이번 전당대회 때 투표하지 않으시면 당은 파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발 투표해 주세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63·사진) 당대표 후보는 1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투표 참여를 절절히 호소했다. 안 후보는 유튜버 전한길씨의 난동으로 소란이 빚어졌던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현장에서도 “큰 창피함을 느꼈다”며 당원들이 나서야만 극우적 행태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합동연설회에서 마지막 정견발표 후보자로 나섰던 안 후보는 그날도 반쯤 비어버린 청중석을 향해 꿋꿋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반탄파’ 당권 주자 지지자들이 ‘찬탄파’ 안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현장을 대거 이탈해서다.
안 후보는 “내 편이 아닌 사람이 연설한다고 우르르 나가버리는 모습이 얼마나 창피한 노릇이냐”며 “국민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느니 차라리 온라인으로 화상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더 낫다”고 울분을 토했다.
현장에서 찬탄파 후보들을 향한 ‘배신자’ 구호를 선동했던 전씨에 대해서는 출당 조처를 요구했다. 안 후보는 “만약 전씨가 아니라 일반 평당원이 그런 선동을 했어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제명시킬 사안”이라며 “전씨같이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더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극우 세력을 향해 “제발 신당을 창당해 거기서 활동하라”며 “그들이 당에 있으면 국민의힘이 집권 가능한 대중정당이 되는 것을 막는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만난 대다수 당원의 열망도 “국민의힘이 전국정당이 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에 만난 영남 지역 당원분이 제게 ‘지난 총선에서 우리 지역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의원이 너무 싫은데도 당이 영남에서 압승해서 수도권까지 가져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찍었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영남 당원분들이야말로 당이 ‘영남자민련’으로 전락하는 걸 원치 않고, 더 간절하게 수권정당이 되기를 바라고 계셨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실망감과 무기력함으로 국민의힘을 외면하고 있는 당원들에게 “지치지 않는 혁신”을 약속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혁신안으로 인적 쇄신을 넘어선 ‘인적 충원’을 말하며 “기업인 출신들을 대거 모셔와 당을 ‘기업가 세대’로 채우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기업인은 정치인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소양을 다 가진 보기 드문 직종”이라며 “기업인이야말로 어떤 사회 현상의 문제점을 빠르게 읽어내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도가 튼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그래서 대통령부터 시작해 정치인의 30% 정도가 기업 출신인데, 우리나라는 주식 백지신탁제도가 기업인들의 활발한 정계 진출을 막고 있다”며 “백지신탁제도를 폐지할 순 없지만, 기업인들의 자율에 맡기고 대신 주식을 매각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공직 임기가 끝나고 향후 5년간 주식매각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보수가 잃어버린 3가지 가치도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유능함과 헌신, 그리고 품격이라는 보수의 가치를 계엄과 탄핵, 대선 패배를 거치며 잃어버린 채 더불어민주당보다 못한 하류 정당이 돼버렸다”며 “반드시 보수 적통 정당이 가졌던 위상을 되찾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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