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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신사 참배 반대"…한일 시민단체, 도쿄 도심서 빗속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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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10 22:04:24 수정 : 2025-08-10 22:04:24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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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와 일본 시민 등이 광복과 일본 패전 80주년을 5일 앞둔 10일 야스쿠니신사 인근까지 행진하며 야스쿠니신사 참배 반대 구호를 외쳤다.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일본 촛불행동 실행위원회 등 한일 시민단체들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촛불 형태 플라스틱 봉을 들고 오후 7시부터 약 40분간 도쿄 도심을 걸으며 “정치가, 공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대합니다”, “평화헌법을 지키고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사회를 만듭시다” 등 반전과 평화, 차별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은 2006년부터 야스쿠니신사 반대 행사를 개최해왔으며 올해 행진이 20회째다.

 

한국과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0일 도쿄 도심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반대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특히, 이중 90%에 가까운 약 213만3000 위가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도 이곳에 합사돼 있다.

 

이날 행진에는 야스쿠니신사에 가족이 무단 합사된 한국인들도 참가했다. 앞쪽 차량에서 행진을 인솔한 여성은 “야스쿠니신사는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곳”이라며 한국인 무단 합사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한국인 유족은 일본 법원에 야스쿠니신사 합사 철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행진 중 우익으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이 행진 대열을 쫓았으나 경찰에 제지당했고, 중년 남성이 참가자와 거친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일장기와 욱일기를 든 남성들이 고함을 지르며 행진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손에 확성기를 든 한 남성이 조선인을 비하하는 ‘조센징’이라는 용어를 거듭 사용하기도 했다.

 

양국 시민단체들은 행진에 앞서 젠스이도회관에서 ‘전쟁하는 나라와 야스쿠니 시스템의 부활’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야스쿠니신사에 부친이 합사된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소송을 한 지 24년이 됐고 공동행동을 한 것도 20년이 됐다”고 돌아본 뒤 “야스쿠니신사 관련 재판을 하면서도 절망을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 그리움, 분노를 이기며 살아왔다”며 행사 참가자들의 연대가 활동을 이어온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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