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분양전망지수 7월比 32.5P ‘뚝’
추가 규제 우려에 매매 거래 대폭 감소
자금 부담 단지는 청약 관망 가능성도
건설사도 분양 일정 조정 등 나설 듯
지방 전망지수도 7월比 19.7P 하락
“공급 감소 땐 집값 상승 폭 더 확대” 분석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묶는 ‘6·27 대출 규제’ 여파에 분양사업자들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20포인트 넘는 하락세를 보였고, 분양 일정도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해 조정되는 분위기다. 여름철 비수기까지 겹치며 이달 분양시장은 핵심지역 대단지 위주로 공급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대출 여건과 자금 조달 구조, 분양가 등에 따라 단지별 청약 성과가 엇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분양전망지수 32.5p ‘뚝’
10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97.0) 대비 21.9포인트 하락한 75.1로 집계됐다.
주산연이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하는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분양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뜻이며, 100을 밑돌면 그와 반대 상황을 나타낸다.
수도권 전망지수는 한 달 새 32.5포인트(113.9→81.4) 급락했다. 서울(121.2→88.6)과 경기(112.1→78.8), 인천(108.3→76.9)에서 각각 32.6포인트, 33.3포인트, 31.4포인트 내렸다.

주산연은 “6·27 대책 영향과 추가 대출 규제에 대한 경계 심리로 매수가 크게 위축됨에 따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수도권 시장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달 분양시장에서도 최대 관심사는 6·27 대책의 여파다. 직방은 “고분양가이거나 자금 부담이 큰 단지는 청약 관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건설사 역시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일정 조정이나 분양 전략 재검토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전체 분양 물량이 축소될 여지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예정 물량은 총 2만5699가구(총가구수 30가구 미만 및 임대아파트단지·사전청약 제외)로, 이 중 일반분양은 1만8925가구 규모다. 수도권 분양물량은 경기 1만3245가구, 인천 2434가구, 서울 1865가구다.

시장이 주목하는 사업장은 하반기 서울 분양 ‘최대어’로 꼽히는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이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돼 시세 차익 기대감이 크지만, 6·27 대출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든 데다 후분양 단지여서 사실상 ‘현금 부자’들만 청약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외에 경기 광명시 ‘철산역자이’(2045가구), 안양시 ‘안양자이헤리티온’(1716가구), 양주시 ‘지웰엘리움양주덕계역’(1595가구) 등 대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
◆미분양·시장 경색에 비수도권도 ‘울상’
이번 대출 규제 대상이 아닌 비수도권도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달 비수도권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73.7로, 전월(93.4)보다 19.7포인트 하락했다.
주산연은 “비수도권 역시 수도권의 강력한 대출 규제 여파로 인한 부동산 시장 경색 영향과 향후 추가적인 주택시장 규제 시행 가능성을 염려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짚었다.
직방 조사 기준으로 이달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2776가구 △충남 1222가구 △강원 1145가구 △울산 1132가구 △경남 994가구 △경북 643가구 △충북 243가구 등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R114는 “지방은 누적된 미분양 해소가 더디고 수요 회복세도 뚜렷하지 않아 건설사들이 분양 성과를 담보하기 위해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 분양에 나서고 있다”며 “수도권 역시 분상제가 적용되는 일부 핵심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휴가철과 여름 비수기가 맞물려 수요층의 청약 집중도가 낮아질 우려가 있어 분양 시기를 조율하는 단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6·27 대책으로 인한 주택사업자들의 경계감 확대는 향후 공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산연은 “공급 확대 효과가 지연될 경우 규제에 따른 사업자들의 부정적인 전망으로 오히려 공급이 감소해 앞으로 집값 상승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