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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한 푼 안 보탠 예비신부 “집 공동명의 하라” 요구…전문가 “나라면 파혼해” 일갈

입력 : 2025-08-08 16:10:19 수정 : 2025-08-08 16:10:18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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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돈 한 푼 안 보탠 예비신부가 신혼집으로 마련한 아파트의 공동명의를 요구해 파혼하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사연을 들은 변호사는 “전 결혼 안 할 것 같다”고 일갈했다.

 

앞선 6일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채널에는 30대 직장인 남섬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30대 중반이 되고 나니 더는 결혼을 미루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A씨는 1년반 동안 만나온 여자 친구와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이 결심은 끝내 비극이 된다.

 

본격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며 서로간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다.

 

A씨는 돈에 부모님이 조금 보태주신 걸 합쳐 대출을 껴서 작은 아파트 하나를 구매했다.

 

이에 여자친구 B씨는 혼수를 마련하기로 했는데, 준비를 하면서 계속된 불만을 드러냈다.

 

혼수를 좋은 거 해봐도 나중에 다 감가되고 자신한테는 남는 것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B씨는 “집은 당신 명의로 돼 있으면 계속 당신 거고 솔직히 내가 손해 보는 느낌”이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급기야 공동명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B씨는 “요즘엔 결혼할 때 웬만해서는 다 공동명의 한다”면서 “왜 당신은 당신 명의로 집을 산 거냐? 결혼해서 사는 집이면 당연히 공동명의 해야 하는 거 아니야?”고 주장했다.

 

A씨는 이런 B씨가 단순 투정을 부리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본심이었고 이런 주장에는 B씨 부모도 거들고 나섰다.

 

B씨 부모는 상견례에서 “집 매수하는 거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면서도 “우리가 혼수를 자질구레한 걸 해가는 것도 아니고 다 최고급으로 맞춰서 해가는 데 집을 공동명의 안 해주고 사위 명의로만 한 거 보고 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B씨 부모의 이 같은 말에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A씨 부모도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A씨는 “부모님은 노후 자금으로 쓸 돈을 제게 결혼 선물로 주신 건데, 좀스럽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셨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아파트 매수하는 데 우리 가족의 돈만 들어갔는데 왜 공동명의를 요구하는지 이해도 안 간다. 나중에 이혼할 것을 대비하는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준비 과정에서부터 돈돈돈 하니까 우리 가족을 물주로 보는 여자 친구의 행동이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지금도 이런 데 결혼하면 얼마나 더 심해질까 걱정스럽다. 공동명의 해주면 1~2년 혼인 생활 유지하다 이혼할 때 아내한테 소유권이 넘어가는 건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 사연에 대해 양 변호사는 “예비 신부가 집을 매수하는 데 돈을 보태서 공동명의를 요구하는 건 타당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혼수 해왔는데 명의 왜 안 해줘?’ 이건 타당하지 않다”며 “상견례 자리에서 ‘좀스럽다’는 표현을 했다는 건 예비 신부 가족끼리 이미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혼보다 파혼이 낫다. 제 일이었다면 전 결혼 안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결혼 후 공동명의에 대해서는 “집을 매수하는 데 아내가 기여한 바가 없다면 남편한테 명의를 이전하고, 아내가 혼수를 다 가져가는 식의 원상회복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성들 사이에서 같이 사는 주택은 부부 공동명의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앞선 사례와 달리 맞벌이 비율이 높아지면서 자산 관리 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가족패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성인 여성 9055명을 대상으로 한 9차 조사에서 ‘같이 사는 주택은 부부 공동명의로 해야 한다’는 응답은 73.2%로 조사됐다.

 

‘부부라도 수입은 각자 관리해야 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35.6%에서 49.7%로 올랐다. ‘여자도 직장을 다녀야 부부관계가 평등해진다’는 인식은 50.5%에서 55.4%로 상승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통적 성역할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남자는 직장을 갖고, 여자는 가정을 돌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항목에 37.6%만 동의했다.

 

또 ‘취학 전 자녀를 둔 주부가 일하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 비율도 55.1%에서 47.5%로 줄었다.

 

연구진은 “결혼이 부모나 부부 중심의 가족 관계에서 벗어나 개인주의 성향으로 하고, 부부간 공평성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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