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기자 출신 대학교수가 그간의 교육현장 취재와 대학에서 연구하며 느낀 우리나라 교육의 어제와 오늘을 여과 없이 담은 책이다. ‘교육부 장관의 수난사’에서는 노무현정부의 김진표 장관부터 윤석열정부의 이주호 장관에 이르기까지 12명의 교육부 수장을 다뤘다. ‘물 만난 물고기 교육’에서는 초·중·고의 교육현장 문제점을 생생하게 담았다. ‘대학입시의 두 얼굴’에서는 수능 정책의 변화에 따라 혼란을 겪는 수험생과 학부모,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의 현안을 짚었다. ‘대학의 시간’에서는 고등교육이 직면한 위기, 즉 대학이 지닌 불편한 진실을 밝혔다.

저자는 교육부 장관의 잦은 교체와 요동치는 입시 정책, 기승을 부리는 사교육, 첨예한 이념 갈등, 좌충우돌하는 현장, 나태한 대학, 오만한 교육부의 모습을 지켜보며 참담했다고 말한다. 31년간 교육현장을 취재하며 얻은 경험과 통찰을 담은 날카로운 시각으로 교육권력과 현장의 민낯을 고발한다. 이른바 ‘한국 교육계의 3대 축’으로 불리는 한국교육학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개발원의 역사를 돌아보고 올바른 역할 수행을 주문한다. 더불어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상 재정립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저자는 특히 대학 정책은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학이 정부에 양도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이 ‘자율’이다. 미국 연방법원이 1957년에 “대학은 신성불가침한 자유가 있다. 교수임용, 교육과정 결정, 교수 방법 선정, 신입생 선발은 오로지 대학만이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라고 판결한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출간을 준비하는 동안 12·3 비상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 새 정부 출범의 시간을 마주했다는 저자는 “역대 정부와 교육부 장관들은 규제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재명정부는 교육을 교육으로 보지 않고, 정치와 권력으로 보아온 역대 정부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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