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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의이매진] 소설 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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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07 22:54:18 수정 : 2025-08-07 22: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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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너무 덥다는 핑계로 작업을 많이 하지 못하고 있다. 때로는 죄책감이 들기도 하는데, 그런 감정이 생기면 온종일 우울함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종류의 우울감은 자책하게 만들고 좋은 에너지를 다 가져가 버린다.

장편 소설을 쓸 때 보통 2주 동안 원고지 100매 정도의 분량을 쓴다. 반드시 2주 안에 100매를 쓰는 것이 목표다. 언뜻 생각하면 많은 원고량은 아닌데 문장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어느 정도 완성도가 있는 100매라면 그리 쉬운 목표도 아니다. 물론 그렇게 쓰기 전에 소설에 대한 대략의 얼개는 생각해 두어야 하고 지금 쓰고 있는 파트가 전체의 흐름 안에서 어느 즈음에 속하는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

요즘은 너무 더워서 작업 장소를 도서관에서 공유오피스 로비로 바꿨다. 책이 많은 도서관도 좋지만 공유오피스도 나름대로 좋은 점이 많다.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뭔가에 관해 토론하고, 왔다 갔다 공간을 활보하는 가운데 어떤 활기가 전달된다. 너무 조용한 것보다는 오히려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곳에서 더 잘 써진다.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작법서를 추천해달라고 하는데, 나도 마음이 흩어질 때, 다잡아보고 싶을 때 읽는 책이 있기는 하다.

이제는 종이 색깔마저 누렇게 변한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이다. 저자는 글쓰기와 명상을 수행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책의 흐름이 전체적으로 명상처럼 자유롭다.

나는 이 책을 들고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고 그중 한 문장을 노트에 적은 뒤, 그 메시지를 벽에 붙이거나 찢거나 설거지를 하는 물통에 담그기도 한다. 글쓰기로부터 분리되는 것이 두려워 글쓰기가 잘되지 않을 때라도 이렇게 저렇게 놀아보는 것이다.

어쨌든 그녀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글쓰기는 맥도널드 햄버거가 아니며, 글쓰기는 오직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 글쓰기 바깥에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강영숙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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