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계좌관리인 이종호 구속
주가조작 혐의 조사 탄력 전망
檢 ‘무혐의’ 처분 뒤집힐지 촉각
명태균 공천개입·건진 청탁의혹
고가 목걸이·대선허위사실 공표
내용 방대해… 金 여러 번 부를 듯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 첫 소환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부터 캐묻는다. 김씨의 출석요구서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개입,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청탁 등 크게 3가지 의혹이 적시됐는데, 가장 수사가 많이 진행된 의혹에 대한 조사부터 진행하는 것이다.
5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김씨를 상대로 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조사에는 2021년 서울중앙지검 1차 수사팀과 서울고검 재수사팀에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한 한문혁 부장검사가 참여한다. 김씨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의혹과 관련해 김씨가 주가조작을 인식하고 가담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전망이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이 김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한 뒤 무혐의 처분한 이후 서울고검이 재수사하며 새롭게 확보한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김씨 간 통화 녹취 등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녹취에는 김씨가 ‘이곳 저곳 수수료를 떼어주고 40% 수익을 떼면 남는 게 뭐냐’며 주가조작 세력과 ‘수익 배분’ 약정을 맺은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겼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조사도 이어진다.
공천개입 의혹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3월 치러진 제20대 대선에서 정치 브로커 명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받는 대가로 그해 치러진 6·1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 공천을 받도록 힘을 썼다는 내용이 골자다. 보선과 같은 날 치러진 6·1 지방선거와 지난해 4·10 총선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씨가 건진법사 전씨를 통해 2022년 4∼8월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6000만원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과 함께 통일교의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이 밖에도 김씨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62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의 장신구를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신고 없이 착용했다는 의혹과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신분으로 “(도이치모터스와 관련해)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도 조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조사 내용이 방대한 만큼 첫날은 김씨 측 요구에 따라 한 가지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하고, 추후 김씨를 여러 번 다시 불러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오후 9시가 지나면 당사자 동의 없이 심야조사를 할 수 없다.
특검팀은 이날 건진법사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본부장 부부를,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김모 전 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관련자 조사를 이어갔다.
김씨의 최측근이자 계좌관리인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이날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의 ‘주포’ 이정필씨에게 8000여만원을 받고 이씨가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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