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출연 “100번 정당 해산감”
여야 동수 윤리특위 구성도 제동
鄭대표, 대야전선 확대 ‘악역’ 자처
李대통령 ‘중재자’ 역할 부각 효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보수진영과 대립각을 강하게 세우는 ‘충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집권여당 당 대표이지만 야당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보수야당 지도부와 회동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협치 전략’과는 반대다. 이러한 엇갈린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의 행보를 놓고 역할분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대표는 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비상계엄, 내란 사태를 일으킨 데 대해 연대책임이 있는데, 반성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찬탄(탄핵찬성)’이니 ‘반탄(탄핵반대)’니 싸우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와 진솔한 석고대죄가 없이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언급한 위헌정당 해산 추진에 대해서도 “못할 것이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박근혜 정권 때 내란 예비음모 혐의로 해산됐던 통합진보당 사례에 비춰 보면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정당해산 감”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여당이 주도하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과거 윤리특위는 위원장을 제1교섭단체 소속으로 두고, 위원장을 제외한 총 14인의 위원 중 절반을 제1교섭단체 소속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2018년 관련 규칙이 삭제됨에 따라 20대 국회부터는 윤리특위를 여야 동수로 운영했는데, 이를 다시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가 있기 전에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는 발언 관련해 “오히려 국민들인 민주당에 대해 그렇게 말한다”며 “시장에 혼선을 초래하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 세제 개편안, 나쁜 정책 사과하지 않는 한 국민은 정 대표와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이러한 정 대표의 강경책은 이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만나는 등 ‘협치’ 행보를 보이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정국 도중인 지난달 20일 송 비대위원장과 회동하며 장관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의견을 경청한 바 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굿 캅’(좋은 경찰), 정 대표가 ‘배드 캅’(나쁜 경찰)을 맡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에겐 ‘중재자’ 이미지를 줄 수 있고, 법안 처리와 내년 지방선거 승리가 필요한 정 대표는 지지층 지지를 계속 묶어 두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싸움은 당대표가 하고 대통령은 일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