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승승장구하던 금융 상장지수펀드(ETF)가 세제개편안 발표라는 암초에 부닥치면서 환매액이 설정액보다 많은 자금 순유출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 ETF 7종의 순자산총액은 4일 기준 9천464억원으로 지난달 31일 1조28억원 대비 5.62%(564억원) 감소했다.

특히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충격에 코스피가 3.88% 급락했던 지난 1일 순자산총액 감소폭은 685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주말을 넘기고 증시가 재개장한 4일 저가매수 심리가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반등한 영향으로 순자산총액 감소폭을 소폭 회복했다.
그러나 8월 1일과 4일 2거래일간의 금융 ETF 7종의 신규 설정은 6 CU(Creation Unit)에 그친 반면 환매는 45 CU에 이르렀다.
국내 금융 ETF들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직후인 6월 둘째주(6월 9∼13일) 이후 7주 연속으로 설정이 환매보다 우세한 모습을 보였는데, 흐름이 역전된 것이다.
새 정부가 세제개편과 주주환원 정책 등으로 주식시장을 부양할 것이란 기대감에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고배당주 ETF도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증권·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충격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고배당 ETF 18종의 합산 순자산총액은 4일 기준 3조9천447억원으로 지난달 31일 4조338억원보다 2.21%가량 감소했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초부터 31일까지 국내 ETF 시장에선 고배당주와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에 5억2천만 달러(약 7천200억원)가 유입됐지만, 2025년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고배당주를 비롯한 금융 ETF에서 자금이 유출됐다"고 말했다.
특히 "6월 대선 이후 자금 유입이 본격화됐던 금융 ETF의 자금 유출 규모는 연초 이후 가장 컸다"면서 "기존 개편안보다 높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에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유출로 전환됐다"고 짚었다.
실제 순자산총액 1위의 대표적 고배당 ETF인 'PLUS 고배당주'는 지난달 31일 대비 순자산총액이 4.89%(약 755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 ETF의 자금유출이 추세적인지, 일시적 충격에 불과할지는 아직 예단하기 힘들어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일 코스피 급락 와중에도 71조2천971억원으로 전날(68조6천852억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증시에서는 지난주 말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에 4일부터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가 반등,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