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프랑스 파리 소더비 경매에서는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백’이 약 860만유로(약 138억원)에 낙찰됐다. 핸드백 경매 사상 가장 높은 낙찰가다. 영국 출신 유명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1946∼2023)이 생전에 사용했던 것으로, 1985년 에르메스가 제작한 최초의 버킨백이었기에 높게 평가됐다.

경매 후 138억원 이상을 주고 핸드백을 가져간 주인공이 밝혀졌다. 최초의 버킨백 새 주인은 일본의 전 축구선수이자 기업인인 사키모토 신스케(嵜本晋輔)였다.
사키모토는 감바 오사카와 사가와 익스프레스 오사카 등에서 일본 프로축구 1부 리그(J1리그)를 뛰었다. 2004년 은퇴 후 오사카에 첫 명품 리셀 매장을 열었다. 2011년 리셀 브랜드 SOU를 설립했으며, 현재의 ‘밸루언스홀딩스’로 성장시켰다. 밸루언스홀딩스는 명품 리셀 및 순환경제 기업으로, 중고 명품을 중심으로 재사용 상품을 구매·판매·경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도 상장했다.
사키모토는 2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내가 단일 품목으로 평생 가장 비싸게 구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매 전날 밤 두 번이나 낙찰받는 꿈을 꾸었다”며 “패션의 신들이 우리를 선택해 첫 번째 버킨백을 소유하게 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앞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사지 않아서 후회하는 것보다, 사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낫다”며 “희소성이 있거나 특별한 이야기를 지닌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 속에서 제인 버킨 본인을 위해 제작된 첫 ‘버킨백’이 경매에 나왔다는 건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버킨백 낙찰 이유에 대해 그는 패션 유산의 보존을 강조했다.
사키모토는 지난달 경매로 인한 홍보 효과가 향후 10년간 수십억엔, 한국 돈으로 약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사키모토는 CNN에 “이 예술 작품을 낙찰받은 목적은 부유한 개인의 소유물로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은 기업과 사회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소유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 가방을 미래에도 보존하고,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가방은 판매하지 않고 보존 및 전시할 계획”이라며 “지역사회와 젊은 세대에게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전달하는 교육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버킨백은 이르면 다음달 일본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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