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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법원, 보우소나루 가택연금… 트럼프 위협 안 먹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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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05 09:19:16 수정 : 2025-08-05 09:19:16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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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관세 부과” 협박에도 “우린 法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을 겨냥한 고율 관세 카드까지 꺼내들며 친구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도우려 하고 있으나, 정작 브라질 사법당국의 보우소나루 때리기는 더욱더 강력해지는 모습이다. 트럼프의 위협이 적어도 브라질 법원에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 셈이다.

 

4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이날 보우소나루에게 가택연금을 명령했다. 또 법원 허락을 받지 않은 사람과의 면회는 물론 휴대전화를 이용한 통화도 불허했다. 내란 선동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보우소나루는 이미 전자발찌 착용, 야간 통행 금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금지, 그리고 미국에 있는 아들과의 연락 금지 등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는데 이제는 아예 자택 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게 된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보우소나루 구명 운동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히며 “우리는 트럼프와 함께한다”고 외쳤다. AP연합뉴스

이번 명령은 대법원에서 보우소나루 사건의 예비 조사를 담당한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 대법관에 의해 내려졌다. 그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아들과 지지자들 SNS를 동원해 대법원을 향한 대중의 공격 그리고 브라질 사법부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부추기는 메시지를 퍼뜨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서 ‘외국의 개입’이란 트럼프의 브라질 사법부 비난을 의미한다. 실제로 모라에스 대법관은 트럼프로부터 보우소나루를 겨냥한 ‘마녀 사냥’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돼 미 행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다.

 

전 세계 국가 정상들을 상대로 관세 협상을 벌이는 중인 트럼프는 브라질에 무려 50%나 되는 높은 관세율을 부과했다. 브라질 검찰 및 법원의 보우소나루 수사·재판에 대한 불만을 이런 식으로 드러낸 것이다. 앞서 트럼프는 “나는 브라질 국민을 좋아한다”며 “잘못을 저지른 쪽은 브라질 정부 운영자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브라질 대통령을 향해 “원하면 언제든지 나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룰라는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트럼프와 협상할 용의가 있으나, 트럼프가 ‘보우소나루 사면’ 같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할까봐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보우소나루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하자 룰라는 “브라질은 독립한 주권 국가”라며 이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한 바 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 대법관. 내란 선동 등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건의 예비 조사를 맡고 있다. 게티이미지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는 2022년 대선에서 룰라에게 패배했다. 이듬해인 2023년 1월 룰라가 새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의 연방정부 청사를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브라질 검찰은 난동의 배후에 보우소나루가 있다고 의심해 그를 수사한 뒤 내란 혐의로 기소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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