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중국 정부를 위해 중국계 불교 단체를 감시하던 중국인 여성이 체포됐다.
4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호주 경찰은 호주 영주권자인 한 중국인 여성을 외국 내정 간섭 혐의로 체포,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중국 공안국의 지휘를 받아 호주 불교 단체 '관세음보살심령법문'의 캔버라 지부에 대한 정보를 은밀히 수집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중국 출신 호주인 리처드 쥔 훙 루(중국명 루쥔훙)가 창시한 이 단체는 중국에서 불법화됐으며, 2021년 숨진 루쥔훙은 2017년부터 중국 입국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호주 최고 방첩 기관인 호주안보정보원(ASIO)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지난 3월 이 여성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주말 캔버라의 여러 집을 수색한 뒤 이 여성을 붙잡았다.
경찰은 수색 과정에서 전자기기 등 관련 물품을 여럿 압수했으며, 관련 용의자들을 추가 체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보안 기관은 세계 각국 지역사회에 침투해 현지로 이주한 중국 이주민과 반체제 인사 등을 감시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호주는 2018년 중국의 이런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외국 내정 간섭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체포된 여성은 혐의가 입증되면 최대 징역 15년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마이크 버지스 ASIO 원장은 "이런 종류의 외국 개입은 호주의 가치·자유·주권에 대한 끔찍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이주민 사회 구성원들을 감시하고, 위협하고, 잠재적으로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용인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는 누구든 우리의 역량과 결의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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