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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커지는 ‘주식양도세’ 파열음… 野 “합의기구 만들자” 공세 [세제 개편안 후폭풍]

입력 : 2025-08-04 18:30:00 수정 : 2025-08-04 21:02:51
이도형·조병욱·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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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대주주 기준’ 논란

이소영 공개 비판에 의원 10여명 가세
강득구 “코스피 5000시대 약속 지켜야”
정청래 “공개 논의 부적절… 비공개 토론”
대통령실 “당내 의견 경청 준비돼 있어”

野 “세금 폭탄에 투자자들 탈출” 맹공
양도세 하향 반대 청원 13만명 넘어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정부·여당이 협의를 거쳐 내놓은 세제 개편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 등을 놓고 시장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심에 민감한 여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터져나온 것이다. 당 지도부는 내부 이견 노출을 우려해 입단속에 나섰고, 야당은 여야 합의기구 구성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與 새 지도부, 현충원 참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맨 앞 가운데)가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으로 향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병주 최고위원, 전현희 최고위원, 김병기 원내대표, 한준호 최고위원. 뉴스1

◆與 의원들 ‘재검토’ 목소리 잇따라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까지 이번 세제 개편안에 대해 자신을 포함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시한 의원이 13명(강득구, 김상욱, 김한규, 김현정, 박선원, 박해철, 박홍배, 이소영, 이언주, 이연희, 이훈기, 전용기, 정일영)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주식 거래로 인한 차익에 부과하는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넓히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 논의 초기부터 반대의사를 표하며 당내 반대의견 확산을 주도해왔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이런 정책은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고 어느 정도 안착된 시점에 논의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겨우 3200까지 와 있는 상황”이라면서 “충분한 성장 정책을 꺼내기도 전에 규제강화 정책을 성급하게 먼저 꺼내들어 찬물을 끼얹는다면 현명한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검토 의견을 공개리에 피력한 강득구 의원도 “재원 마련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나,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투자의 중심을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긴다는 우리의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느 바보가 국장(국내 주식시장)하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강 의원의 발언을 공유하며 이 의원은 “당정 스스로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없었는지 겸허히 재점검해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과감하게 입장을 철회하는 게 국민과 소통하는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내 이견이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모습에 당 지도부는 입단속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자신이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내에서 이렇다 저렇다 공개적으로 논란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이 시간 이후로 비공개에서 충분히 토론할 테니, 의원님들께서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정애 정책위의장에게 이날 중으로 A안과 B안을 작성해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정 대표는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입장을 정리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정청래 대표가 개인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이후 개별 의원의 다양한 의견은 그다지 표출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럼에도 당내 여러 의견이 있으면 귀 기울여 듣고 경청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8.34포인트(0.91%) 오른 3,147.75,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27포인트(1.46%) 오른 784.06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野“세제개편 합의기구 구성하자”

 

야당은 세제개편 후폭풍을 증시 폭락과 연결시켜 연일 공세를 이어갔다. 향후 세제개편을 논의할 여야 합의기구 신설도 제안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회의에서 “법인세·증권거래세 인상, 양도소득세의 대주주 기준 하향 등 이른바 이재명표 세금 폭탄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정면으로 강타했다”며 “세금 폭탄이 투자자들의 ‘국장’ 탈출과 경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국민의 경고를 명심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송 위원장은 “장기적인 주가 상승은 단순한 돈 풀기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 내재적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정재 정책위의장은 “양당 교섭단체 간 세제개편 합의기구를 구성해 세수안정, 투자촉진,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합리적인 논의의 틀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진정 국민을 위한 조세정책을 만들고자 한다면 정부의 독주가 아니라 국회의 숙의와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함을 정부와 여당은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전자청원 사이트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에 관한 청원에 동참한 청원인이 이날 기준 13만명을 넘어섰다.


이도형·조병욱·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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