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시작 전만 해도 KIA, LG와 함께 ‘3강’으로 꼽혔다. 지난해 2015시즌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만큼 2011~2014시즌 통합 4연패 이후 길었던 암흑기를 끝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리그 후반기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승패마진은 5할 승률에서 –4(48승1무52패). 순위표는 8위까지 미끄러졌다. 가을야구는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삼성 얘기다.

삼성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와의 홈 경기에서 3-6, 7회 강우콜드게임 패를 다하며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주중 3연전에서 선두 한화를 만나 1승 뒤 2연패를 당해 루징시리즈를 당했던 삼성은 지난주 6경기에서 1승5패로 뒷걸음질 쳤다. 지난주 시작 전만 해도 승률은 딱 5할이었지만, 어느덧 승리보다 패배 수가 4개 더 많아졌다.
전반기 막판 4연패를 당하며 8위로 후반기를 시작했던 삼성은 후반기를 시작하자 상승세를 타며 공동 5위까지 올라서며 시즌 전 ‘3강’으로 평가받은 저력을 발휘하나 싶었지만, 다시 내림세다. 4일 기준 5위 KIA(48승4무47패)와의 승차는 2.5경기. 9위 두산(42승5무55패)와의 승차는 4.5경기로 아직 9위보다는 5위와의 승차가 더 적지만, 최근 기세만 보면 8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다. 5위보다 9위가 더 가까워보이는 이유다.

삼성이 난조에 빠진 이유는 간단하다. 시즌 전부터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 불안이 크다. 5연패 과정에서도 불펜진의 불안이 눈에 띄었다. 한화에 당한 2연패는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와의 선발 맞대결에 패했기에 그렇다고 쳐도, LG에 당한 스윕에는 불펜이 문제였다.
2일 맞대결에선 2-2 동점 상황에서 9회 김재윤이 오지환에게 결승 솔포로를 허용했고, 3일엔 수비마저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루이스 가라비토가 5이닝 동안 4사구 9개를 내줬지만, 피안타는 1개만 맞았다. 그러나 3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성 타구를 유격수 이재현이 놓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 끝낼 상황에서 한 점을 내줬고, 5회 2사 만루에서도 2루수 류지혁이 구본혁의 느린 2루 땅볼을 잡고 2루로 뛰던 1루 주자 오지환을 태그하려다 공을 놓쳐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타구가 느리긴 했어도 1루로 승부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발 싸움에서 대등하게 가자 속절없이 삼성은 밀렸다. 7회 김태훈이 오지환에게 솔로포를 맞았고, 2사 1,3루 위기에서 내려간 뒤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올라온 좌완 이재익이 신민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3-6까지 밀렸다. 그리고 비가 내려 이대로 패했다.


올 시즌 삼성 타선과 후라도, 원태인, 대체 선발 가라비토가 지켜주는 선발진을 생각하면 지금 성적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타선에는 타격 2위 김성윤(타율 0.338)이 밥상을 차리고, 시즌 초반 부진을 깨고 어느덧 3할 타율(0.312)까지 끌어올린 ‘캡틴’ 구자욱에 33홈런, 102타점으로 홈런, 타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디아즈까지 있다. 투고타저 기조로 인해 리그 전체 3할 타자가 11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3할 타자만 3명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이다. 그러나 이들 셋을 빼면 그리 위협적인 타자가 없다. 3일 경기에선 찬스 때마다 베테랑 박병호가 족족 끊어먹는 모습이었다. 1회 2사 2,3루에서 땅볼, 5회 1사 1,2루에서 병살타로 타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불펜진에는 플러스 요소가 없다. 그나마 시즌 중 마무리로 도약한 ‘영건’ 이호성마저 허리 염증 증세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과연 삼성이 불펜 불안을 깨고 반등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 보면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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