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인터뷰서 ‘짱구는 못말려’ 애정 보이기도

지난 26년간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의 목소리를 맡아온 강희선 성우가 하차한다.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는 1일 공식 계정에서 “오랜 시간 짱구 엄마와 맹구 역할을 맡아준 강희선 성우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짱구 엄마 역에 소연님, 맹구 역은 정유정님으로 변경됐다”고 알렸다. 이어 “새롭게 만나게 될 짱구 엄마와 맹구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안내 글에는 ‘자라는 동안 함께한 봉미선이었다’, ‘저의 어린 시절 짱구 엄마가 되어주셔서 감사했다’, ‘다시 짱구 엄마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란다’ 등 팬들의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방송사 측이 강씨의 구체적인 하차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건강상의 이유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1999년부터 ‘짱구는 못말려’의 한국판 성우로 참여해온 강씨는 지난해 4월 케이블 채널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대장암 투병을 언급했었다. 그는 2023년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집도의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1960년생인 강씨는 1979년 TBC(동양방송) 공채 성우 10기로 방송계에 데뷔했다. 언론통폐합으로 KBS 15기 성우로 등록됐고, 각종 영화와 지하철 안내방송 등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강씨는 2016년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짱구는 못말려’를 지목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실제로 보니) 짱구 엄마 닮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25분 애니메이션 한 편 녹음에 1시간 이상 걸린 적 있다고 이야기했었다. <2016년 3월19일자 세계일보 기사 참조>
애니메이션과 각종 영화에 두루 목소리를 보탠 강씨는 영화 속 인물은 표정이 살아 있어 감정을 잡기가 쉽지만, 애니메이션은 단편적이어서 감정 몰입에 들어가는 에너지 소비가 크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특히 성우는 막연한 ‘동경’으로 하는 게 아니며 열악한 시장 탓에 생계를 이어가려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성우도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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