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많은 비 예고·호우피해 늘듯

다량의 수증기가 건조한 고기압과 강하게 충돌하면서 3일 오후 전남을 중심으로 곳곳에 시간당 100㎜가 넘는 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라·충청권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부터 5일 오전까지 남해안을 제외한 광주·전남에 100∼200㎜, 최대 250㎜ 이상 비가 내리겠다. 또 전남 남해안에는 80∼150㎜, 많게는 200㎜ 이상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4일 오전까지 시간당 30∼80㎜씩 비가 쏟아질 때가 있겠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1시간 동안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공항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140.8㎜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무안과 함평 지역에 침수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무안군은 이날 오후 8시 57분께 '무안군 신촌저수지 제방 월류 위험이 있으니 해당 저수지 수계 마을(상주교, 압창, 화촌) 주민분들께서는 대피해 주시길 바란다'고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앞서 오후 8시 6분께 '무안읍소재지(무안군복합센터, 보건소) 침수 중이니 주민분들께서는 지금 즉시 차량을 신속하게 육상 안전지대로 이동시켜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함평군도 오후 8시 33분께 '함평읍내 및 5일 시장 주변이 폭우로 침수되고 있습니다. 차량은 우회하시고 주민들께서는 안전한 곳으로 즉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했다.
이날 1시간 최대 강수량은 무안 운남 115㎜, 신안 흑산도 87.9㎜, 장성 상무대 61.5㎜, 함평 월야 57.2㎜, 영광 50.9㎜, 광주 조선대 31.5㎜ 등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광주와 전남 10개 지역(나주·담양·곡성·구례·장성·순천·무안·함평·영광·신안)에 호우경보가, 나머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밤사이 많은 비가 예고되면서 호우피해는 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부터 경남에도 호우가 쏟아지며 최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산청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산청군은 오후 8시께 '삼장면, 단성면 산사태 경보 발령. 산사태 취약지 및 산불피해지 주변 거주민들은 산사태 발생에 대비하여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군은 삼장·단성면 외에도 산사태나 침수, 하천 범람 우려가 큰 지역 주민들을 오후부터 대피시키는 중이다.
현재 충남 보령과 광주·전남 10개 지역, 전북 군산·고창 등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충남과 호남 일부 지역, 제주도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제주도 서부 앞바다와 남쪽 바깥 먼바다 등에는 풍랑주의보가, 전남 흑산도와 홍도에는 강풍경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밤새 폭우가 예보되자 전북특별자치도와 경남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이번 비는 한반도로 유입되는 다량의 수증기가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과 강하게 충돌한 것이 원인이다.
제8호 태풍 꼬마이가 남긴 수증기가 남쪽에서 유입되는 데다 온대저기압이 서해상에서 수증기를 추가로 끌어들이며 수증기량도 많은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까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mm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산사태, 제방 붕괴, 시설물 침수 등 각종 안전사고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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