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진희가 20년 만에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도와준 배우 윤여정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30일 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에는 ‘배우 한진희 5화 (김수현에게 욕하고 뛰쳐나간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한진희는 자신의 연기 인생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한진희는 “김수현 작가와의 첫 작품 ‘고독한 관계’에서 트러블이 많았다”고 고백하며 “사실 트러블이라기보다는 내가 그분의 연기 스타일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TBC에서 한창 주목받던 시절 김수현이 TV를 보면서 ‘앞으로 쟤가 대한민국을 휩쓴다’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그 후 김수현이 TBC로 오면서 처음 함께한 작품이 ‘고독한 관계’였다. 이순재, 김민자, 나 이렇게 주연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수현 작가의 연기 디렉션은 쉽지 않았다. 한진희는 “김수현은 굉장히 냉정한 스타일이다. ‘진희 씨, 그거 아니야. 다시 해 봐’라는 식인데, 그게 환장하겠더라”고 털어놓았다. 이후 또다시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캐스팅됐지만, 연습 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욕을 하며 현장을 뛰쳐나갔다”고 고백했다.
한진희는 “그때 내가 대한민국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견디질 못했다. 그냥 참고 했으면 일찍 귀여움을 받았을 텐데…다시 김수현 선생 작품 ‘작별’에 출연하기까지 20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가 다시 김수현 작가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데는 배우 윤여정의 역할이 컸다. 한진희는 “윤여정이 나를 드라마에 추천하면서 김수현을 설득해 줬다. 윤여정과 김수현이 워낙 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덕분에 다시 김수현 작품에 나올 수 있었고, 결과도 좋았다. 윤여정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윤여정과의 특별한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파리 촬영 당시, 윤여정은 한진희에게 패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진희는 “‘얘, 진희. 너 그렇게 입으면 안 돼. 돈 좀 써’라고 하더라. 그래서 ‘돈은 쓸게’라고 했는데, 가보니까 윤여정 씨가 의상을 다 사놨더라. 같이 옷도 골라주고, 내내 도와줘서 지금도 감사한 마음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진희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고 낮음을 떠나 내가 연기라는 걸 배웠다. 감정을 넣는 연기는 쉽지만, 담담하게 표현하는 건 어렵다. 그걸 김수현 작가에게 배웠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한편, 한진희는 1949년생으로 1969년 TBC 9기 탤런트로 데뷔해 ‘전원일기’, ‘목욕탕집 남자들’, ‘내 사랑 내 곁에’ 등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해 온 중견 배우다. 김수현 작가는 ‘사랑과 진실’, ‘사랑이 뭐길래’, ‘청춘의 덫’, ‘엄마가 뿔났다’ 등 한국 드라마사를 대표하는 작품을 다수 집필한 국민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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