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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아픔 그려낸 김정아 장편소설 ‘선이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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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31 10:35:18 수정 : 2025-07-31 10:36:28
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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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엄마는 저녁을 먹지 않고 나갔다. 동네 아랫집에 놀다 온다던 엄마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은 밀양댁으로 불리던 엄마의 행방을 찾았다. 엄마는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억수로 비오는 날 밤, 하필 바닷가로 갔을까? 

 

엄마의 죽음 이후 아버지는 이사를 했다. 굴 채취 사업을 해 큰 돈을 벌고 새 엄마도 들였다. 선이는 가수가 꿈이다. 서울에서 가수 혜은이처럼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막내 동생의 중학교 진학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막내 동생은 국어를 무척 좋아하고 국어선생님을 잘 따랐다.

 

아버지는 어느 날 경찰서로부터 집을 나간 오빠가 구치소에 갇혀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 쌍방 폭행으로 죗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선이는 선창가에 담배 가게를 차리면 어떻겠느냐는 아버지의 제안을 받는데···.

김정아의 장편소설 ‘선이 언니’는 1970년대 후반 여느 평범한 한국 시골 마을이 배경이다. 여섯 남매 중 셋째 딸 선이의 성장과 가족의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큰 상실을 겪고 가사와 동생 돌봄을 책임지며 어른이 돼야 했던 선이의 이야기는 시대와 사회가 만들어낸 억압과 고난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가난과 상처를 딛고 서로를 지키려는 가족애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선이는 어린 나이에 한 집안의 딸이자, 동생들의 엄마로 나아가 미망인이 돼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내며 상처를 딛고 일어선다. 굴곡진 삶을 견뎌내고 회복하는 모습을 통해 여성의 삶과 가족의 소중함을, 인간의 존엄성을 되새기게 한다. 소설은 단순한 성장담을 넘어, 시대의 그늘 아래 묻힌 이름 없는 이들의 삶을 문학적으로 위로한다.

 

이 작품은 현실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여성의 삶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가족과 존엄, 회복이라는 주제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꼭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로, 특히 여성과 아이들의 존재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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