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6대 업종 배출량 5.3% 증가”
실제로는 2.7% 줄어…정유 외 모든 업종 ‘정반대’
디스플레이는 30%P 격차 육박
“대참사 수준…감사로 책임 소재 밝혀야”
윤석열정부 시절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하향하는 근거가 된 산업연구원 배출량 전망과 실제 배출량 추이를 비교해보니 완전히 정반대인 걸로 드러났다. 산업연구원이 각 업종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전망으로 다배출기업에 ‘온실가스 배출 면죄부’를 내준 꼴이란 지적이 나온다.
30일 비영리 연구단체 플랜1.5가 국회 등을 통해 확보한 주요 6대 업종(철강·석유화학·시멘트·정유·반도체·디스플레이)의 2022∼2024년 배출량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배출량은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적은 산업 부문 배출량 90% 이상에 적용 중인 배출량거래제(ETS) 자료에 기반해 산출한 것이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 의뢰로 산업연구원이 2023년 내놓은 ‘산업부문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방안 연구’에서는 같은 기간 배출량이 정반대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던 터다. 현행 유지(BAU)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 5.3%, 기업의 감축 투자를 전제로 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적용 시에도 4.5% 증가한다고 예상한 것이다.
업종별로 봐도 정유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전망치와 실적 추이가 정반대로 나타났다. 특히 디스플레이의 경우 현행 유지 시 26.0% 늘어난다고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3.8% 줄어 그 격차가 30%P에 육박했다. 산업연구원은 ‘대형 OLED 중심 설비투자의 지속적인 확대’를 근거로 배출량 증가를 전망했지만 LCD 생산 축소·감축 기술 적용 가능성 등을 무시했단 게 플랜1.5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연구는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였던 ‘산업 부문 2030 NDC 목표 달성 방안 재검토’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었다. 실제 2023년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연도별 감축목표를 포함한 탄소중립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2030년 산업 부문 감축 목표치를 기존 14.5%에서 11.4%로 하향 조정했다.
권경락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산업연구원의 엉터리 전망은 대참사 수준”이라며 “결과적으로 다배출 기업에 대한 배출 면죄부를 주고 산업 전환을 후퇴시킨 꼴이 됐다. 정책 결정이 내려진 과정과 책임 소재를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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