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오빠 김진우의 장모 자택서
뇌물로 의심되는 귀중품 쏟아져
1억 현금·이우환 그림 출처 추적
金측 “돈다발·그림 김씨와 무관”
尹 소환 불응에 오늘 재차 소환 통보
특검 “또 불응하면 체포영장” 압박
尹측 ‘계엄 10만원 손배 판결’ 항소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김씨의 인척 집에서 발견한 ‘반클리프 목걸이’가 모조품인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특검팀은 12·3 비상계엄 이후 김씨의 오빠가 해당 목걸이와 다른 귀중품들을 장모 집으로 옮겼다는 인척의 진술을 확보하고, 진품과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해당 압수수색 과정에서 2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이우환 화백의 고가 그림과 1억원의 현금다발, 다이아몬드 테니스 목걸이 등도 확보해 실소유주를 확인하고 있다.
29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김씨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 한모씨 자택에서 압수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모조품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압수한 목걸이에 진품의 고유 일련번호가 없어 모조품인 점을 어렵지 않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목걸이는 김씨가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첫 해외 순방이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동행하면서 착용한 장신구들 중 하나다. 진품은 6200만원 이상이다. 공직자윤리법상 품목당 500만원이 넘는 보석류는 재산 신고 대상인데 이 목걸이는 목록에 없었다. 대통령실은 당시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김씨 측은 올해 5월 서울중앙지검에 “200만원 상당의 모조품”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 목걸이와 김씨가 순방에서 실제 착용한 목걸이가 다른 제품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 인척으로부터 12·3 비상계엄 이후 김진우씨가 목걸이와 그림, 현금 등을 한씨 집으로 옮겼다는 진술ㄱ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특검에 출석한 김진우씨는 관련 질문을 받자 자신의 집 인테리어 공사 때문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특검팀은 김씨가 수사에 대비해 오빠를 통해 증거 은폐 시도를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경우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했던 뇌물 혐의에 더해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를 김씨에게 추가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한씨 집으로 옮겨진 그림 등에 대해서도 뇌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매 경로 확인 등을 통해 실소유주를 따져볼 계획이다. 특히 진품감정서와 함께 발견한 이 화백의 그림은 ‘점으로부터’ 연작 중 하나로 20억원 이상의 가치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현금 다발이나 화가의 그림 같은 것은 김씨가 전혀 모르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 타인의 재산”이라며 선을 그었다. 목걸이도 바꿔치기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속 상태인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특검팀은 당초 윤 전 대통령 측에 이날 오전 10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변호인 선임계를 비롯해 어떤 의견도 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병인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한 데 이어 평소 앓던 눈병이 심해져 최근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구치소 측으로부터 건강 관련 어떤 소식도 전해들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30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수사협조요청서를 이날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비상계엄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시민 104명에게 10만원씩 손해를 배상하라는 1심 판결에 대해선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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