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서울의 주택 수 증가율이 통계를 작성한 6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온 ‘공급 부족’ 문제가 통계로도 확인된 셈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서울의 주택 수는 전년 대비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2020년 2.1%였던 증가율은 2021년 1.8%, 2022년과 2023년 연속 1.4%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결국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은 “2021년 이후 서울의 준공 실적이 꾸준히 줄어든 영향”이라며 “최근 5년간 전국 주택 증가율 평균도 1.9%로 둔화하는 흐름”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전국 주택 수는 1987만3000 호로 전년 대비 1.7%(32만6000 호) 증가했지만,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주택의 65.3%는 아파트였다. 단독주택은 19.3%, 연립·다세대는 14.3%를 차지했다.
아파트는 전년보다 2.7% 증가해 여전히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거주 주택, 즉 빈집은 159만9000 호로 4.2% 늘었다. 전체 주택의 8%에 달하며,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주목할 점은 올해 처음으로 반지하·옥탑 주택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반지하·지하 주택은 26만1000 호(1.3%), 옥탑 주택은 3만4000 호(0.2%)로 파악됐다.
실제로 반지하·지하에 사는 가구는 39만8000, 옥탑 거주 가구는 3만6000 가구로 집계됐다.
혼자 사는 노인 늘고, 아이 키우는 가구는 줄었다.
1인 가구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 1인 가구는 804만5000 가구로, 전체의 36.1%를 차지했다.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39.9%)이었고,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17.8%)와 60대(17.6%)가 많았다.
눈에 띄는 점은 70대 1인 가구의 증가율이다. 전년 대비 무려 7.1% 늘었다.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400만7000 가구로, 이 중 228만9000 가구는 독거노인 가구였다. 불과 5년 전보다 각각 47.3%, 49.3%나 증가했다.
반면 아이를 키우는 가구는 줄었다.
18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는 451만7천 가구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는 128만4천 가구로, 1년 새 5.3%나 줄었다.
미혼모·부는 총 2만5000 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미혼모는 2만 명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지만, 미혼부는 6.8% 줄어든 5000 명 수준이었다.
한부모 가구는 149만1000 가구(6.7%)로 전년보다 0.1% 감소했고, 다문화 가구는 5.7% 증가해 43만9000 가구에 이르렀다.
이 중 귀화자 가구가 42.6%로 가장 많았고, 결혼이민자 가구(35.2%), 다문화자녀 가구(11.3%)가 뒤를 이었다.
장애인이 있는 가구도 228만7000 가구로 전체의 10.3%를 차지했다. 내국인 기준 장애인 인구는 260만7000 명, 전체 인구의 5.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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