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했던 젊은 직원이었는데, 저희도 너무 충격이에요."
28일 오후 찾은 경기 포천시의 한 농협은행.

평소처럼 고객들이 드나들며 창구 업무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오전에 벌어진 사건으로 지점 전체는 무거운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경찰 20여 명이 은행 안으로 들이닥쳤다.
직원과 고객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경찰은 곧장 창구에 앉아 있던 30대 남성 A씨를 지목해 내부 사무실로 데려갔다.
조사는 약 1시간가량 이어졌고, 결국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은행 내부는 술렁였고, 직원들과 지점장 모두 당혹감과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A씨가 경찰서로 연행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해당 은행 지점장은 "약 7년 차 정도 되는 직원으로 올해 2월부터 이곳에서 예금 인출 등 창구 업무를 맡아 왔다"며 "이날도 평소처럼 오전 8시 10분에 출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들이닥친 뒤에야 상황을 알게 됐다"며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 청년이었기에 직원들 모두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4시께 포천시 어룡동의 한 아파트 3층에 강도가 침입해 80대 노부부를 흉기로 위협하고 케이블타이로 결박한 뒤 귀금속과 현금 2천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인 80대 남성 B씨는 팔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 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가 피해자 B씨의 거래 은행 직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은행에 출동해 A씨를 검거했다.
B씨는 이달 초 해당 은행에서 현금 약 3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이를 알고 범행 대상을 미리 정하고 B씨 자택에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초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이 계획적이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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