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 이색 볼거리에 ‘인파’
가수들 축하공연 여름밤 달궈
전남 고흥군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주차장은 26일 오후부터 통제됐다. 이날 해변에서 열린 ‘2025 고흥 드론 서머비치 페스타’를 즐기기 위한 인파가 몰리면서다.
드론낚시가 시작된 정오부터 근처에서 서핑을 즐기던 청춘 남녀는 물론 해변을 거닐던 노부부 등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드론이 던진 낚시채비에 물고기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탄성을 내뱉었다. 이어 치러진 드론 축구대회 역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기장 안에서 쉴 새 없이 떠다니는 드론 10대를 따라 관객들 시선도 정신없이 움직였다.

행사를 지휘하는 부스도 분주했다. 혹시 모를 환자 발생에 대비해 응급처치 시설을 준비했는데, 레저를 즐기다 다친 환자들도 이곳을 방문해 치료받고 떠나기도 했다. 고흥 보건소 김은진 주무관은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현장에 파견됐다”며 “군민을 포함한 모든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즐기다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태양이 바닷물을 붉게 물들이자 축하공연이 열렸다. 백사장에 마련된 의자 150개는 행사 시작 전부터 가득 찼다. 일부는 무대 옆 모래밭에서, 또 일부는 드론 축구대회를 위해 설치된 경기장에 올라서 공연을 즐겼다.

고흥=이제원 선임기자
5대 드론이 허공에 매달린 바구니에 돌아가면서 충돌해 박을 터트리자 ‘2025 고흥 드론 서머비치 페스타’라고 적힌 현수막이 펼쳐졌고, 행사는 500여명의 환호성 속에 막이 올랐다. 초대가수들은 현장을 찾은 관광객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했다. 자신을 ‘이별 전문가수’라고 소개한 김경록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을지는 바다를 꾸몄고, 스스로 ‘외로운 래퍼’라고 칭했던 아웃사이더는 속사포 랩을 쏘아대며 분위기를 달궜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가수 배기성은 히트곡 ‘내 생애 봄날은’을 열창하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무대에서 내려온 이들을 향해 카메라 세례와 함께 여기저기서 사인 요청이 쏟아졌다.

어둠이 완전히 내려 앉고 희미했던 별빛이 또렷해지면서 이번 행사 하이라이트인 드론쇼가 펼쳐졌다. 하늘에 퍼진 700개 드론은 해가 떠오르는 해수욕장을 표현한 뒤 고흥군 마스코트인 흥이와 락이, 월이가 서핑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행사가 끝나고 환호를 보냈던 관객들은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빠져나갔다. 오후 10시가 다 된 시간 엄마 품에 안긴 한 아이는 졸린 눈을 비비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내일 또 보러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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