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로 세척하고 12시간 이상 건조한 면 행주에서도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세균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져 식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전문가들은 일회용 행주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최근 인하대학교와 공동으로 수행한 ‘재사용 행주의 위생성 평가 및 개선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에는 일반 음식점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면 행주와 무균 상태로 개봉된 부직포 일회용 행주가 포함됐다.
연구진은 두 종류의 행주에 실험용 미생물을 주입한 뒤 △물과 세제를 이용한 세척 △100℃에서 5분 이상 열탕 소독 △실내 자연건조 등의 과정을 반복하며, 시간 경과에 따른 세균 증식 여부를 관찰했다.
◆세제로 씻고 말려도…세균 살아남았다
27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순한 세제 세척만으로는 세균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었다. 자연 건조 후에도 행주에서 세균이 여전히 검출됐으며, 끓는 물로 5분 이상 열탕 소독한 경우에만 세균이 완전히 제거됐다.
같은 세척과 건조 과정을 다섯 차례 반복한 실험에서도 면 행주와 부직포 행주 모두 세균이 일부 잔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척 후 건조한 행주를 수일간 실내에 방치했을 때는 세균이 일정 시간 동안 ‘지연기(lag phase)’를 거친 후 최대 1만배 이상 급격히 증식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 같은 현상은 행주의 재질과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있는 환경에선 더 빠르게 증식”…전문가들 경고
백영빈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실험은 통제된 조건에서 이루어졌지만 실제 음식물 찌꺼기가 존재하는 푸드서비스 환경에서는 세균이 훨씬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며 “열탕 소독이나 위생적인 건조 환경 없이 행주를 반복 사용하는 것은 식중독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회용 행주는 무균 상태로 출고되기 때문에 사용 후 즉시 폐기만 잘 이뤄진다면 미생물 오염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외식업체나 급식소처럼 고위생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일회용 제품 사용이 더욱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행주, 겉보기에 깨끗해 보여도 안심 못 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식중독 발생은 주로 7~9월 여름철에 집중됐다. 주요 발생 장소는 음식점이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가정과 외식업체, 급식소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존 세척 방식만으로는 행주 내 세균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소비자 건강 보호와 업장의 위생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균 위생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도 “겉보기에 마른 행주라도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에 세균이 수천 배 이상 증식할 수 있다”며 “일반적인 세척과 자연 건조만으로는 위생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음식점처럼 행주를 반복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그것이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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