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로 예정됐던 경제·통상 분야 ‘한·미 2+2 장관급 회담’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일정 문제로 무산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8월 1일)을 1주일 앞두고 정부가 미국과 막바지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측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 산업장관의 만남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됐으며 1시간 20분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소개하고 이를 감안해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및 상호관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요청했다. 김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금번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8월 1일 전까지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이 8월 1일 이전 상호 호혜적 타결 방안 도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조속한 시일 내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한국에 25%의 상호관세율을 설정하고 관세 부과 유예시한을 다시 8월 1일까지로 연장한 뒤 다시 2주가 지나가고 이제 미국과의 협상 시한은 1주일을 남겨 두고 있다. 시간적 제약 뿐만 아니라 대미 수출 경쟁국인 일본이 미국과 최근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를 포함해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애초 25%에서 15%로 대폭 낮춘 것 역시 한국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협의에 앞서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날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자신을 만난다고 소개하며 “한국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매우 매우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한국이 일본 합의를 읽을 때 한국의 입에서 욕설(expletives)이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경계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관세 유예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시간을 쪼개가며 최대한 많은 미국 측 인사와 만나 전방위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전날인 23일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면담했는데, 미국산 에너지 추가 수입,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 참여 등이 거론됐을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개별 면담을 갖는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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