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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고 쌓였다 폭발한 태국·캄보디아 갈등… 국경에서 전투기·중화기로 교전해 1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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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4 21:25:57 수정 : 2025-07-24 21:25:57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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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문제로 갈등 중인 태국과 캄보디아가 접경 지역에서 다연장로켓포 등 중화기까지 동원해 교전을 벌여 태국 민간인 11명 등 최소 12명이 숨졌다. 이에 태국군이 전투기로 캄보디아군 공습에 나서고 양국 간 모든 국경 검문소가 폐쇄되는 등 양국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오전 분쟁 지역인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우다르미언쩨이주 간 국경 지역에서 캄보디아군 발포로 교전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태국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 지역의 오랜 영유권 분쟁 대상인 따 모안 톰 사원 근처에서 캄보디아군 무인기(드론)가 선회하는 소리가 들린 뒤 로켓추진유탄(RPG) 등으로 중무장한 캄보디아군 병력 6명이 태국군 기지에 접근했다. 태국군은 이들을 향해 고함을 질러 경고했지만, 캄보디아군 병력이 사격을 개시해 총격전이 벌어졌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이 러시아산 BM-21 다연장로켓포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 병원 등 민간인 지역까지 겨냥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쏨싹 텝수틴 태국 보건부 장관은 캄보디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11명과 군인 1명이 사망했고, 민간인 24명과 군인 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쏨싹 장관은 캄보디아군이 수린주의 병원도 공격했다면서 이는 전쟁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은 캄보디아가 태국에 특정 목표물 없이 중화기를 발사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반면, 캄보디아측은 태국군이 먼저 진지를 공격해 대응했다는 입장이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무력 공격에는 무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도 태국군이 “캄보디아 영토를 침범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캄보디아군이 방어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밝혔다. 훈 마네트 총리는 또 태국군이 최초 교전 장소에서 동쪽으로 떨어진 캄보디아 북부 쁘레아비히어르주와 태국 동부 우본라차타니주 국경 지역에서 공습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날 교전은 양국 국경 지역 6곳으로 번졌으며, 이에 따라 캄보디아와의 모든 국경 검문소가 폐쇄됐다고 태국 정부는 전했다. 양교전 이후 주캄보디아 태국 대사관은 모든 태국 국민에게 가능한 한 캄보디아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태국 내무부는 최소 4개 주 국경 지역의 민간인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다.

 

이번 교전은 태국 정부가 국경 지역에 매설된 지뢰로 자국 군인들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하며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주캄보디아 태국 대사를 소환, 외교관계를 격하하는 등 양국 외교관계 악화 상황 중 발생했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가 태국 군인들의 순찰로에 새로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캄보디아를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태국군 병력이 자국 영토에 들어왔다가 과거 설치된 지뢰를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5월 소규모 교전으로 캄보디아군 병사 1명이 숨진 이후 일부 국경 통행과 물자 수출입을 차단하는 등 갈등 수위를 높여왔다.

 

다만, 양국 국경 충돌이 전쟁으로 번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품탐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쟁 선포는 없었다면서 “이 상황은 신중 한대처가 필요하며, 국제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양국 간 교전이 우선 중단돼야 협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외교부도 태국에 대해 병력을 철수하고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도발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캄보디아의 최대 동맹국인 중국과 주변 국가들은 양국 무력 충돌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양측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태국과 캄보디아가 속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올해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이번 사태는 우려스럽다”면서 양국이 “물러나서 협상에 참여하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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