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대학교 동기인 유세윤, 유상무와 함께 KBS 19기 공채 개그맨으로 발탁돼 데뷔한 장동민은 그동안 일자무식하고 센 독불장군 캐릭터로 독한 웃음을 선사하던 개그맨이었다. 그런 그가 대중들로 하여금 ‘천재’의 이미지로 각인시키게 한 프로그램이 tvN의 ‘더 지니어스’ 시리즈다.
‘더 지니어스’는 아나운서, 기업인, 정치인, 프로게이머, 변호사, 방송인 등 다양한 직업군을 대표하는 도전자들이 게임을 통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로 2013년 시즌1을 시작으로 화제가 된 방송이다. 장동민은 2014년 시즌3에 투입되면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애초 예능 분량을 위한 섭외로 생각했던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는 강력한 암기력과 지능적인 심리전 및 정치력을 선보이며 고학력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비단 시즌3뿐 아니라 시리즈의 최고 플레이어들만 모아놓은 왕중왕전 격인 시즌4에서도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tvN의 ‘소사이어티 게임 2’와 Wavve ‘피의 게임3’, JTBC ‘크라임씬2’에 출연해 각각 우승과 랭킹 2위의 실적을 내며 또 다시 천재성을 입증했다.
이로 인해 최근 어디를 가도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로 소개될 정도로 명실상부 대학민국을 대표하는 연예계 대표 브레인으로 각광받고 있다.

장동민은 비상한 머리를 토대로 페트병 라벨 제거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그가 개발한 ‘세로형 원터치 라벨 분리’ 기술은 기존의 가로형 라벨을 세로형으로 변경한 것으로 병뚜껑을 돌리면 자동으로 라벨이 분리되는 방식이다.
장동민은 2021년 이 기술을 발명해 2022년 특허 등록을 마쳤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23년 친환경 스타트업인 ‘푸른하늘’을 창업했고, 같은 해 환경부 주최 ‘환경창업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기술성과 공공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지난 4월 ‘푸른하늘’을 통해 광동제약, 삼양패키징과 함께 페트병 라벨 개발 및 생산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장동민은 7월 12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를 통해 그동안의 진행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글로벌 대기업의 수십억대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날 ‘지식인사이드’에는 ‘비웃음 받던 내가 아이디어 하나로 대기업 줄 세운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업데이트된 지 12일 만에 54만회를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장동민은 영상에서 “어느 날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는데 페트병 라벨이 잘 안 떨어지는 거다. 칼로 뜯다가 손을 베이기도 했다. 이를 개선해야겠다는 발상에서 ‘세로형 라벨’ 기술을 고안해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장에 환경을 생각한 무라벨 상품이 나와 있지만 한계점이 있다. 업계는 홍보를 할 수가 없고 소비자는 상품 정보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라벨을 달아놓고 처음 먹을 때 떨어지게 하면 홍보도 되고 정보도 알 수 있고 일석이조이지 않을까 싶었다. 이런 아이디어에서 세로형 라벨지가 전 세계 최초로 개발된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했지만 처음엔 사업화할 생각이 없었다”라면서 “우연히 음료 업계 사람들과 식사 자리를 가지게 됐는데 라벨지 얘기가 나와서 ‘특허를 낸 게 있다’라고 했더니 사업화에 대해 물어보더라. 준비를 해보겠다고 해서 법인을 내고 회사를 만들고 여기까지 온 거다”라고 전했다.

놀라운 점은 발명 초기부터 미국 등 해외 유수의 글로벌 대기업들이 수십억을 제안하며 협업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했다는 사실이다.
장동민은 그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한국에서 먼저 시작하고 싶었다. 지금 전 세계가 K-POP, K-컬처를 주목하고 있지 않나. 저는 K-환경도 그 중심에 놓고 싶었다. 한국이 환경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 얼마나 잘하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다”라면서 “돈은 언제든 벌 수 있지만 한국의 위상은 한 번의 기회를 제대로 써야 한다는 철학이 있었다”라고 밝히며 수익보다는 가치를 우선한 사업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의 이러한 결정은 회사 내에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거대 기업에서 제안이 왔을 때 직원들은 미국부터 진출하자고 했다. 하지만 전 일단 기다리자고 했다. 고집일 수 있지만 제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장동민은 방송인을 넘어 친환경 기술과 자신만의 철학을 겸비한 ‘환경 창업가’로 또 한 번 도약에 성공했다. 그의 행보를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멋진 철학이다”, “장동민 이런 사람이었구나”, “수십억 거절이라니 대단하다”, 진정한 K-브랜드로 거듭나길”이라며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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