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자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이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련 지수는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던 2022년 7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120)보다 11포인트 하락한 109를 가리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했던 2022년 7월(-16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2월 99까지 떨어졌다가 서울 일부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되자 3월(105)부터 6월(120)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혜영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주택가격전망은 11포인트 떨어졌지만, 아직은 100 이상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라며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둔화가 (CSI에)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SI는 전국 소비자에게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물은 뒤 이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상승할 것으로 응답한 사람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 8∼15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총 2286가구가 응답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발표하며 수도권 주택 매입 시 6억원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수도권·규제지역 내 생애 최초 주택구입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도 기존 80%에서 70%로 축소됐다.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꺾일 경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길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뒤 “금리 동결을 통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과 주택시장 과열 심리를 가라앉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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