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초과시 체내 수분 손실…되레 장운동 저해
하루 한 잔 정도의 커피가 만성 변비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중국 시위안병원 연구팀에 의해 수행됐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다학제 보건 저널(Journal of Multidisciplinary Healthcar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주관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성인 1만2759명의 건강 정보를 분석했다. 카페인 섭취량과 변비, 설사, 염증성 장 질환(IBS) 간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과도한 카페인, ‘이뇨 작용’ 유도…체내 수분 빼앗아
22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100㎎의 카페인을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만성 변비 발생 위험이 18~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블랙커피 한 잔에 해당하는 카페인 양이다. 고령층에서 이러한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카페인이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해 배변 활동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며 “적정량의 카페인 섭취는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변비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섭취량이 하루 204㎎ 이상으로 늘어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도한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유도해 체내 수분을 빼앗고, 결과적으로 장 내 수분이 부족해져 대변이 딱딱해지고 배변이 어려워질 수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는 고카페인 섭취가 여전히 변비 위험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연령에 따른 수분 조절 능력과 식습관, 대사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커피 의존 말고 생활습관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카페인의 배변 촉진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연구는 카페인이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해 배변 활동을 도울 수 있다는 기존 임상적 관찰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며 “하루 약 100㎎ 수준의 카페인 섭취가 변비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 이상을 초과할 경우 체내 수분 손실로 인해 변이 굳고 장운동이 저해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카페인의 자극 효과에 민감할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건강한 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커피만 의존하기 보다는 충분한 수분 섭취,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건강한 배변 습관을 위한 일상 속 관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 핵심은 적당히 마시는 것이다. 과하면 약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커피 속 카페인 체크리스트
-카페인 하루 섭취량이 100mg 전후인지?
-적정량 카페인이 변비 완화에 도움이 됐는지?
-고혈압, 심장질환 등이 있어 카페인에 민감한지?
-과도한 카페인 섭취 후 변이 딱딱해지는 등 부작용 있는지?
-속쓰림, 불면증 등 카페인 관련 부작용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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