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0원 생닭·440% 증가한 삼계탕…복날 잡은 유통업계의 반격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국지성 폭우 속에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초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보양식 마케팅이 주효하면서 주요 유통채널의 관련 상품 매출이 급증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국내산 무항생제 두 마리 영계’(500g×2입) 11만 봉지, 총 22만 마리를 완판했다. 가격은 한 마리당 1790원, 두 마리에 3580원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닭고기(계육) 매출은 지난해 대비 160% 늘었고, 전복은 80%, 과일은 30%, 간편식 삼계탕류는 무려 440% 급증했다. 초복 대표 행사 상품인 백숙용 생닭과 토종닭 매출도 22% 이상 늘었다.
홈플러스도 보양식 행사 효과를 톡톡히 봤다. 3663원에 선보인 ‘무항생제 영계 두 마리 생닭’(500g×2입)과 3990원짜리 ‘당당 3990 옛날통닭’(1인 1마리 한정)은 조기 완판됐다. 이 기간 홈플러스 온·오프라인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은 61% 급등했다.
롯데마트는 1590원에 출시한 ‘하림 냉동 영계’(370g) 1만2000마리를 판매했다. 축산, 과일, 보양 간편식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늘었다. 간편식 삼계탕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초복 특수에 힘입어 롯데마트 전체 매출도 약 5% 상승했다.
◆고물가 시대, 간편성·가성비가 소비 패턴 바꿨다
편의점에서도 1~2인 가구 중심으로 보양식 수요가 크게 늘었다. GS25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즉석치킨 브랜드 ‘치킨25’ 매출은 전년 대비 84.5% 급증했다. 삼계탕 간편식은 77.4%, 수박은 무려 198.2% 증가하며 폭염 속 간편 보양식 수요를 입증했다.
CU에서는 같은 기간 초복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즉석조리 치킨류가 52%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장어덮밥 등 간편식은 35%, 닭가슴살 등 육가공류 27%, 초계국수 등 면류 28%, 삼계탕 등 가정간편식은 21% 늘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삼계탕 간편식 매출이 30% 증가했고, 과일과 냉동 정육 매출은 각각 20%, 15% 늘었다.
◆전문가들 “실속형 보양식, 현대식 복날 문화 이끌어”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폭염과 국지성 호우 속에 기능성 식재료 소비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며 “초복을 기점으로 보양식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격 부담이 적고 조리 편의성이 높은 실속형 제품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닭고기, 전복, 삼계탕 간편식, 수박 등 여름철 대표 보양 식품군의 매출이 2~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고물가 시대의 합리적 소비 경향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편의점에서도 보양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복날 소비 문화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는 흐름을 보여준다”며 “이번 초복은 유통업계 전반에 시즌성 특수를 안긴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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