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日 민심 우경화… ‘일본인 퍼스트’ 참정당 돌풍

입력 : 2025-07-21 19:23:00 수정 : 2025-07-21 18:21:08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자민당 우파표 뺏은 보수 신생당

참정당, 反외국인 공약 SNS 확산
창당 5년 만에 14석 추가해 15석
국민민주당, 22석 확보 제3당 도약
창당 2년 ‘우익’ 보수당도 2석 획득

일본 자민·공명 연립 여당의 참패로 끝난 7·20 참의원(상원) 선거의 또 다른 특징으로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 신생 야당의 약진이 꼽힌다. 특히 ‘일본인 퍼스트’라는 구호를 내걸고 반(反)외국인 정서를 자극하며 선거운동을 펼쳐온 참정당은 의석수를 종전 2석에서 15석으로 크게 늘리며 일본 정치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2020년 창당한 참정당은 참의원 전체 248석 중 125석을 놓고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7석, 비례대표 7석을 얻었다. 이번에 선거 대상이 아닌 1석을 포함해 15석을 확보, 예산을 수반하지 않는 법안은 단독으로 제출할 자격을 갖추게 됐다.

 

햐쿠타 나오키 일본 보수당 대표가 참의원(상원) 선거가 열린 20일 투표 종료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햐쿠타 대표는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연합뉴스

참정당은 외국인 유입 통제, 부동산 구매 제한 등 외국인 규제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다. 기미야 소헤이 대표는 최근 ‘군민(일왕과 국민) 일체’ ‘국가 주권’을 내세운 새 헌법 구상안을 비판하는 이들을 겨냥해 재일 한국인 멸시 용어를 쓰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고령 여성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며 아동 1인당 10만엔(약 93만원) 지급을 약속했다.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는 대신 출산·육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참정당은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젊은 남성 유권자뿐 아니라 자민당 우파 지지층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참정당이 프랑스 국민연합(RN), 오스트리아 자유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유럽 극우 정당들을 연상시킨다며 “이민자·외국인 유입으로 높아지는 불안감에 호소하는 전략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권자에게 자기 주장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 흡사하다”고 짚었다. 실제 참정당 주장이 SNS를 타고 확산하자 자민당이 내각관방에 외국인 정책 사령탑을 서둘러 설치하는 등 선거 내내 여파가 컸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6월22일∼7월16일 라인야후의 정당명 검색 건수에서 참정당이 97만건으로 2위인 국민민주당 20만건의 약 5배였다.

이런 흐름 속에서 또 다른 우익 정당 보수당도 비례대표 2석을 얻어 창당 2년 만에 처음으로 참의원에 입성했다. 이번에 배지를 단 햐쿠타 나오키 대표는 2017년 한반도 위기 고조 상황과 관련해 “전투 상태가 되면 재일(한국인)은 적국 사람이 되기 때문에 거리낄 것 없이 짓눌러 죽일 수 있다”고 한 바 있는 극우 작가 출신이다.

보수 성향 야당 국민민주당도 이번 선거에서 “일하는 세대의 실수령액을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17석을 획득, 의석을 22석으로 늘리며 참의원 제3당으로 도약했다. 2020년 창당한 국민민주당은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28석을 얻으며 세를 불린 바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참의원(상원)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17일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에서 연설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닛케이는 “자민당 지지층을 빼앗는 보수 정당(참정당)이 등장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국민민주당의 약진으로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위상이 흔들리고, 지지 조직이 겹치는 양당의 경합 상황이 고착화하면 야권 결집도 어렵다”고 짚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채수빈 '완벽한 미모'
  • 채수빈 '완벽한 미모'
  • 이은지 ‘밥값은 해야지!’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