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조선왕릉 등 국가유산도 피해가 잇따랐다.
국가유산청은 21일 오전 11시 기준 호우 관련 국가유산 피해가 14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각에 집계한 8건보다 6건 더 늘어난 수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 왕릉 곳곳에서도 비 피해가 속출했다. 남양주 광릉에서는 전나무와 소나무 등 4그루가 넘어졌고, 유적관리동과 역사문화관, 관람객 화장실, 주차장 등이 침수됐다. 서울 태릉과 강릉, 정릉, 남양주 홍릉, 유릉에서도 나무가 부러지거나 쓰러졌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부러지거나 넘어진 나무를 모두 치웠고, 향후 관람로 등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울산에서는 1924년에 지어진 구 삼호교 일부 구간이 내려앉았다.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33분 구 삼호교 일부가 무너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과 경찰은 다리 중간 부분 20m정도가 아래로 1∼1.5m 가량 내려앉은 것을 확인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구 삼호교는 총길이 230m, 폭 5m, 높이 7m인 울산 최초의 근대식 철근콘크리트조 교량으로, 2004년 9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 다리는 평소 차량은 다니지 않고 사람만 통행한다. 이번 침하는 지난 사흘간 울산지역에 최대 330㎜ 넘게 쏟아진 비에 영향을 받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구 삼호교의 양방향 출입을 통제하고, 다리 아랫쪽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의 통행도 제한하고 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남양주 봉선사에서는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큰법당 뒷쪽 일부가 훼손돼 현재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국가유산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발령하고, 2차 피해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