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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정부, 교육 분야에서 AI 후퇴시켜”…거리로 나온 ‘조용한 모범생’들

입력 : 2025-07-21 14:57:35 수정 : 2025-07-21 14:57:35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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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법적 지위 격하에 반대하는 교육 출판 업계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책 전환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 뉴스1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법적 지위 격하에 반대하는 교육 출판 업계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책 전환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

 

집회는 공교육의 디지털 전환 흐름과 산업 생태계 전반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일방적인 정책 변화에 관한 현장 의견과 민관 협의의 필요성을 알리는 취지다. 발행사 대표, 에듀테크 개발사 임직원, 교사, 교과서발전위원회 관계자 등 5000여명이 참가했다.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는 “지금은 법안 통과가 아니라 객관적 검증과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AI 3대 강국, 100조 투자,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현 정부가 왜 교육 분야에서만 AI를 후퇴시키려 하는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허보욱 비상교육 콘텐츠컴퍼니 대표는 “지난 3년간 우리는 국가의 디지털 전환 비전을 믿고 개발에 전념해왔다”며 “수많은 교육자와 기술자들이 함께 고민하며 만든 결과가 이제 막 학교 수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AIDT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아이들의 집중을 이끌고, 교사와 학생의 눈맞춤을 가능케 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애학생의 학습권 회복 사례를 소개하면서는 “AIDT는 교과서로부터 멀어졌던 학생들을 다시 교실로 초대한 플랫폼”이라고 부각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교육격차 해소, 사교육비 절감은 AI 디지털교과서가 정답이다’” 등 구호가 울려퍼졌다.

 

현준우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는 “AIDT는 공정한 교육 실현의 핵심이며, 단지 기술이 적용된 교재가 아닌 포용적 교육 플랫폼”이라며 장애학생·소외지역 학생·다문화가정 아이들 누구나 고른 교육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임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1조2000억원의 국비와 8000억원 이상의 민간 투자가 집약된 국가 전략 사업을 시행 6개월 만에 법적 지위를 박탈하려는 것은 정책 책임의 방기이자 국민 세금 낭비”라고도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AIDT의 학교 시범 사용 1년 연장 △민·관·정 디지털 교육 정책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하고, 논의의 장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업계의 분노는 AIDT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낮추는 법안의 더불어민주당 주도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와 무관치 않다.

 

올해 전국 초·중·고에 처음 도입된 AIDT는 디지털기기로 다양한 학습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며, 교사들은 수업에서 종이 교과서를 보조할 수 있다.

 

교과서는 모든 학교에서 채택해야 하고 무상교육 대상이지만, 교육자료가 되면 학교장 재량으로 선택한다. 무상교육 대상도 아니어서 사용 시 교육청 예산 등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에 업계는 “AIDT는 지금 전국 수천개 학교에서 사용 중인 핵심 교육 인프라임에도, 정책 방향이 자주 바뀌고 법적 기준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부 기업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시장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교육계는 “정치가 바뀌면 정책이 바뀔 수는 있지만 정책에 응답한 현장의 노력과 민간의 책임까지 함께 지워서는 안 된다”며 “AIDT는 폐기해야 할 실패가 아닌, 함께 검증하고 개선하며 만들어가야 할 공교육의 미래”라고 명확히 했다.

 

이번 집회는 정부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추며 ‘조용한 모범생’ 이미지가 강하던 교육 출판 업계의 첫 번째 집단행동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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