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유 수유는 아기뿐 아니라 산모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임신 중 고혈압 질환(HDP, Hypertensive Disorders of Pregnancy)을 겪은 산모는 모유 수유를 시작하거나 지속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예일대 의대 디애나 나르델라 박사 연구팀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인종·민족적 배경을 가진 산모 2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임신성 고혈압 질환이 있는 여성은 모유 수유를 시작할 확률이 11% 낮고, 수유를 중단할 확률은 17% 더 높았다. 수유를 유지하는 기간도 짧았다. 고혈압 질환이 없는 산모는 출산 후 평균 34주까지 모유 수유를 유지했지만, HDP를 겪은 산모는 평균 17주에 그쳤다.
임신성 고혈압 질환에는 임신성 고혈압, 자간전증, 자간증 등이 포함된다. 미국에서는 2017~2019년 임신부의 약 16%가 이러한 질환을 겪었으며, 이는 산모와 신생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의 ‘임신 위험평가 모니터링시스템(PRAMS)’ 데이터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출산한 20만5,000여 명의 산모를 분석한 결과다.
나르델라 박사는 “HDP가 직접적으로 모유 수유를 방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둘 사이에 명확한 부정적 연관성이 확인됐다”며 “이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산모와 아기 모두의 장기적인 건강을 돕는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 테일러 예일대 교수는 “미국 가정의 80% 이상이 모유 수유를 시작하지만, 6개월 완전 수유 권장 기간을 채우는 비율은 25%에 불과하다”며 “이번 연구는 특히 고위험 산모 가정에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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