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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인증 비용 2500만원”… 성매매·코인·사칭·해킹 분야별 전문팀 꾸린 기업형 피싱조직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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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8 20:00:00 수정 : 2025-07-18 17:52:52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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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거점을 마련해 온갖 사기 범행을 치밀하게 저지른 대규모 기업형 범죄조직이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배우 ‘마동석’을 활동명으로 사용하는 외국인 총책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7개 범죄 수행팀을 계열사처럼 운영했다. 수사 당국은 이들 조직원 일부를 붙잡았는데 아직 범행을 계속하고 있는 총책 등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범죄단체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보이스피싱 단체 ‘한야 콜센터’ 팀장 A(32)씨 등 조직원 18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인 48명이 관리자와 상담원 등으로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외국인을 포함한 조직원 전체 규모는 두 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

이 조직은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캄보디아에 불법 콜센터를 세우고 각종 사기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과 인력을 관리하는 윗선과 별개로 일명 △로맨스팀(성매매 알선 빙자) △몸캠피싱팀(음란 영상 유포 협박) △투자리딩방팀(주식 투자 정보) △코인팀(가상자산 투자 정보) △대검팀(수사기관 사칭) △해킹팀(가짜 링크로 악성 앱 설치) △쇼핑몰팀(포인트 충전 후 리뷰 작성)으로 7개 팀을 운영했다.

 

이번에 검거된 18명 중 13명은 ‘로맨스팀’ 소속이다. 이들은 범행을 위해 만든 가짜 성매매 사이트 등을 통해 총 11명에게 5억2700만원을 가로챘다. 조직원들은 성매매 업소 여성 또는 실장인 척 범행 대상에게 접근해 성매매를 위해선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송금을 요구했다. 이들은 “인증 비용은 신원 확인 후 환불해 주겠다”며 속였다. 세 차례에 걸친 인증이 필요하다고 기망했는데, 단계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몇 만원 입금 후 환불하는 식이라 피해자들이 보이스피싱을 의심하지 않았다”며 “본인 확인 명목으로 2400여만원을 송금한 사례도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사기 조직이 성매매 알선을 빙자해 피해자와 대화하는 내용.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정부합동수사단 제공

이들은 사기 수법과 시나리오를 개발해 윗선에 미리 결재를 받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총책은 각 사기팀 팀장과 면담 후 범행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서면 자금을 대줬다. 총책은 사무실 설치비, 조직원 비행기 삯, 숙소비 등 운영자금을 댄 것으로 파악됐다. 윗선으로부터 인력과 자금을 지원받은 수행팀은 실적을 보고하고 범죄 수익 일부를 성과급 등의 형태로 제공받았다. 

 

조직 내부에는 자금과 인적 자원 관리 담당 팀도 있었다. 총책 아래에 부총괄 2명은 자금 세탁·대포 통장 관리를 담당하는 ‘이체팀’과 신규 조직원을 모집·관리를 담당하는 ‘모집팀’을 각각 운영했다.

 

보이스피싱 조직 ‘한야’ 콜센터 조직 구조도.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정부합동수사단 제공

조직원들은 ‘고수익 알바’라는 말에 현혹돼 범행에 가담했다. 이번에 붙잡힌 조직원은 전부 20∼30대 한국인이었데, 취업 알선 사이트에서 ‘해외 콜센터 근무’, ‘텔레마케터 모집’ 등 광고를 통해 유입됐다. 높은 급여와 성과급 등에 넘어가 범죄인 줄 알고도 상담원 등의 형태로 조직에 몸담은 이도 있었다. 

 

수사 당국은 주요 간부를 위주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합수단은 검거되지 않은 총책이 조직원을 바꾸고 거점을 옮기는 식으로 범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합집산이 계속 이뤄지는 상황이고 범죄가 다국화되고 있어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며 “단 1명의 가담자도 빠짐없이 검거할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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