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유니콘 기업 센드버드(Sendbird)의 김동신 대표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개최한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인공지능(AI) 도입은 기술보다 조직 변화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8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한경협 하계포럼에서 ‘AI 에이전트 솔루션으로 실리콘밸리를 장악하다’라는 주제로 자사 성장 과정과 최근 여러 회사가 추진하는 AI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점을 전했다. 2013년 창립된 센드버드는 누적 펀딩 약 3000억원을 받은 글로벌 메시징 플랫폼이 됐다.

센드버드는 우리나라 최초 기업 대 기업(B2B) 소프트웨어 유니콘 기업으로, AI에 기반해 채팅, 음성·영상통화 등 기업용 메시징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다. 채팅이나 통화 플랫폼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사이트에 실시간 대화를 구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지원한다. 센드버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이 플랫폼을 통해 고객 문의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고, 최근에는 AI 비서 기능까지 개발하며 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AI에 집중한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설립 후 2년 안에 매출이 1000억원을 기록한다며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최근 대기업 중 AI를 도입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AI 프로젝트가 1년 후에도 생존하는 비율은 30%, 3년 생존율은 17%에 그친다. 성과를 내는 AI 프로젝트는 6개 중 1개뿐인 수준이다.
김 대표는 대기업 AI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줄였다. 김 대표는 “경영자는 프로젝트를 지시만 하지 말고 잘 돼 가는지 계속 확인해야 하며, 확장적인 운영을 위한 예산과 의사결정 혁신이 필요하며, 기존 조직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행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AI 도입해보라는 지시만 내려서는 성공할 수 없으며, 예산과 권한을 늘리지 않고 고착화된 조직 구조 및 업무 방식에 익숙해진 구성원을 고수하면 AI 도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도 김 대표는 세 가지를 제안했다. 김 대표는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뒷단에서 운영에 필요한 게 많다”며 “반복적으로, 비중 있게 발생하는 고객 문제는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사업 결실로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여기에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얼마큼 투자할지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범 도입하는 빌드, 피드백하고 성능을 측정하는 테스트,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평가 세 단계를 거치면 된다”며 처음에는 낮게 목표를 세워 접근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빠르고 전에는 어렵게 생각했던 업무 방식이 가능해지고 있음을 언급하며 “이미 주변의 수많은 기업이 도입에 성공하고 있고 이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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