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구 후보자의 과거 행적이 도마에 올랐다.

구 후보자는 2018년 10월 경기 광주시의 한 스포츠센터를 방문했는데, 이곳은 국회의원에게 억대 뇌물을 건네고 1600억원대의 조달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업체가 운영하는 시설이었다.
이 자리에는 당시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이 동석했다. 이 업체로부터 1억원 가량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전 의원은 지난해 보석으로 풀려났다.
국민의힘은 구 후보자와 업체, 광주시의 유착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은석 의원은 “(구 후보자가 업체 시설을) 방문했던 10월은 정기 국회가 열리는 데다 예산 업무로 바쁠 때인데 예산실 공무원들이 민간 업체 사업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느냐. 조달 비리가 있는 업체에 가는 게 예산실 공무원으로서 적절했다고 보느냐”고 따져물었다.
구 후보자는 “업체에 간 게 아니라 (당시 제가 방문했던 곳은) 그 지역에 있는 스포츠 시설”이라며 “방문 당시에는 비리 혐의가 없었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그 업체가 위탁 운영을 하는 시설에 간 건데 (기재부) 예산 실장으로서 누구를 만날 때 확인도 안 하느냐. 국회의원(임종성 전 의원)에게 뇌물을 주고 1600억원의 조달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2017년부터 문제가 됐던 업체인데 예산 실장이 검증도 없이 업체를 방문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또 “당시 광주시 공식 블로그에 구 후보자가 포함된 사진이 올라온 것을 보면 투명하지 않은 처신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광주시가 당시 공개한 사진에는 신동헌 전 시장이 모형 총을 들고 과녁을 겨냥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고, 구 후보자가 이를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 때는 휴일로, 구 후보자는 업체가 내준 차를 타고 시설에 온 걸로 알려졌다. 관급 공사를 주로 하는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국가 예산을 주무르는 기재부 예산실장과 업체 관계자, 지자체장이 만난 모습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업체 대표는 2018년 10월부터 약 6년 간 조달청에 허위 시험성적서를 제출해 원가를 부풀리고, 이를 통해 1665억원 규모의 납품비리를 저질러 약 5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최 의원은 “저 총 쏘고 있는 분이 누군지 알겠느냐. 당시 광주 시장이다. 이 모습을 보면 마지막에 와서 잠깐 인사만 하고 간 거라는 (후보자의) 말을 어떻게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구 후보자는 이에 “그 당시 스포츠시설을 가보자고 해서 순수한 마음에 현장을 한번 둘러보자는 마음으로 갔다”며 “앞으로는 처신에 매사 조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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