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서 고가도로 무너져… 40대 심정지
경기 남부·충남 시간당 50~80㎜ 비 예보
오전 호우경보… 수십㎝ ‘포트홀’
충남서도 비 피해 신고 잇따라
17일까지 중부·전라 최대 200㎜
16∼17일 밤사이 경기남부와 충남을 중심으로 시간당 50∼8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 오산에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차량 1대가 매몰됐다. 매몰 차량 운전자 1명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4분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10m 높이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앞서가던 차량은 완전히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뒤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매몰된 차량에 40대 남성이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굴착기 등을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현장에는 흙더미 외에 옹벽의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뒤섞이면서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대원들은 삽으로 흙을 파내며 작업을 이어갔다.
사고에 앞서 이날 오후 4시쯤에는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수원 방향 차로에서 지름 수십㎝의 땅 꺼짐(포트홀)이 발생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수원 방향 2개 차로를 통제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20분부터 오산지역에 호우 경보를 발효한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폭우나 포트홀 가운데 붕괴 원인을 단정 짓지 못한 상태다.
이날 13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충남 보령 외연도 등 충남지역에서도 폭우로 인한 시설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까지 폭우로 인한 119 신고는 모두 27건으로 집계됐다. 도로 침수 6건, 주택 침수 3건, 나무 쓰러짐 등 기타 피해 18건이다. 이날 오후 5시 50분쯤 보령 한 주택에서는 배수로가 넘쳤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출동해 안전조치를 했다. 비슷한 시간 당진 송산에서는 지하차도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40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가사리 69번 지방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왕복 2차로 지방도 50m 구간에 큰 바위와 흙 약 500t이 쌓이면서 사고지점 구간 1㎞의 통행이 금지됐다. 산사태로 도로변에 있던 전봇대가 쓰러져 인근 300여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은 오전 9시10분쯤 전기를 복구했다.
행정안전부는 수도권과 충청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특보가 발표됨에 따라 16일 오후 3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산림청은 16일 오후 2시30분을 기해 전국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까지 수도권, 충청권, 강원도 등 중부지방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150∼200㎜ 이상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18일부터 19일까지는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본부장인 김민재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번 호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민재 본부장은 “지난 주말 비가 내린 이후 이어서 많은 비가 내리는 만큼 관계기관에서는 비상대응 태세를 확립해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기상 상황을 틈틈이 확인하시고, 산사태 우려 지역과 하천변, 지하공간 등 위험한 지역의 접근을 자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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