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신고내용 사측에 유출"…노동부 대응 논란

울산문화예술회관 무용수 피해 호소…"노동부가 동의 없이 진정 내용 전달"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성희롱 피해자가 제출한 피해사실 자료를 동의 없이 사측에 전달했다고 피해자 측이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1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문화예술회관 소속 무용수 A씨는 2022년 1~5월 관리자 직급 B씨에게서 성적인 언급과 사생활에 대한 추궁이 담긴 메시지를 총 183회에 걸쳐 받았다.

성범죄 피해자 2차 가해 규탄 기자회견. 연합뉴스

B씨는 A씨의 주거지를 알아낸 뒤 여러 차례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라고 요구하고, 피해자가 열어주지 않자 "남자가 있냐", "문 열어라" 등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현재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재판받고 있다.

A씨는 B씨의 성희롱 행위에 대해 울산문화예술회관 측이 적절한 조사나 조치를 하지 않았고, 비밀유지 의무까지 위반했다며 지난 3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 당시 노동부에 제출한 피해 사실 자료에는 B씨가 A씨의 경제적 상황이나 연애사 등 사생활을 언급한 상세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노동부는 이 자료를 A씨의 동의 없이 울산문화예술회관에 전달했고,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이를 근거로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B씨를 해임했다는 것이다.

A씨 측은 이러한 절차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진행돼 2차 가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A씨 측은 이날 대리인을 통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나오는 야한 동영상을 회사가 회람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A씨 측 대리인 이미소 노무사는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고용노동부와 울산문화예술회관이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며 부적절한 조사와 징계 절차를 강행했다"며 "내부 지침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