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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에도 마라톤 완주했는데…허무하게 뺑소니 사망

입력 : 2025-07-16 17:58:53 수정 : 2025-07-16 17:58:52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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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마라톤 선수로 세계기네스북에도 오른 인도계 영국인 파우자 싱이 지난 14일 11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원인은 허무하게도 뺑소니 사고였다. 

 

최고령 마라톤 선수 파우자 싱 생전 모습. 타인즈나우 캡처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싱은 지난 14일 인도 펀자브주 잘란다르 부근 고향 마을에서 길을 건너던 중 뺑소니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현지 경찰 당국은 가해 차량을 추적 중이다.

 

1911년 4월1일로 표시된 영국 여권을 가진 싱의 올해 나이는 114세다. 하지만 당시 인도에는 출생증명서가 없어 나이는 추정일 뿐이다. 

 

싱은 세계 최고령 마라톤 선수로 유명하다. 노란색 터번을 쓰고 뛰어서 ‘터번을 쓴 토네이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파우자 싱이 100세던 2011년 토론토 워터프런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결승선을 통과한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젊을 때부터 달리기를 즐긴 싱은 아내와 아들이 잇따라 사망한 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89세 때 마라톤을 시작했다. 2000년 생애 처음으로 런던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최고 기록은 92세이던 2003년 토론토 마라톤에서 기록한 5시간40분이다.

 

100세 때인 2011년에도 토론토 워터프런트 마라톤에서 8시간11분여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100세에 풀코스를 완주한 최초의 인물로 알려졌지만, 출생증명서가 없어 기네스 세계 기록에는 공식 등재되지 않았다. 만 101세였던 2013년 홍콩마라톤이 마지막 대회였다. 10㎞를 1시간32분28초로 뛰었다. 

 

최고령 마라토너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데이비드 베컴, 무하마드 알리 등과 함께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아디다스의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했다.

 

지난 6월 영국 BBC와 인터뷰하는 파우자 싱. BBC는 당시만 해도 매일 걷는 활기찬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BBC 사이트 캡처

 

그는 키 178㎝에 체중 52㎏ 체격이다. 건강과 활력의 비결로 매일 하는 운동과 산책을 꼽았다. 또 인도 전통과자인 라두와 직접 만든 요거트를 즐기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고 알려졌다. 

 

영국 BBC가 지난달 싱을 만났을 당시 싱은 “나는 여전히 마을 주변을 걷는다. 다리를 튼튼하게 유지하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며 “사람은 자기 몸을 스스로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추모의 글을 남겼다. 모디 총리는 “파우자 싱은 인도의 젊은이들에게 건강과 운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특별한 인물이었다”며 “뛰어난 운동선수였고, 강한 의지의 소유자였다”고 적었다. 

 

싱의 러닝 클럽 ‘싱스 인 더 시티’는 내년 3월 예정된 ‘파우자 싱 생일 챌린지’까지 모든 행사를 그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자리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우자 싱이 출연한 아디다스 광고. 아디다스 제공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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