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중학생 차녀 불법 조기유학 관련
허리 90도 숙이며 “불법 몰라… 사죄”
국힘, 제자 논문 가로채기 등 거론
“학계선 사퇴 1순위로 언급” 맹공
민주 “건축학계에선 일반적” 엄호
野 “사과 용의 있나” 李 “그건 아니다”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이 후보자의 자녀 불법 조기유학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등을 두고 강하게 부딪쳤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자진 사퇴를 압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면서 엄호에 나섰다. 이 후보자는 자녀 문제 등에 사과했지만 논문 관련 의혹은 적극 반박했다.

◆이진숙 “진심으로 사죄… 엄마의 마음”
이 후보자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그런 의혹들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어나서 국민에게 제대로 허리 숙여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관해 사과할 의향이 있냐”는 민주당 김문수 의원의 질의에 유학 문제와 결혼한 차녀가 국민건강보험 피보험자로 돼 있었던 것을 언급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 후보자의 두 딸은 미국에서 고액의 기숙형 사립학교에 다녔는데, 차녀는 중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조기유학을 떠났다. 부모 동행 없는 중학생의 유학은 초·중등교육법 하위 법령 위반이다. 이 후보자는 “그때는 불법인지조차 인지를 못 했고, 그랬더라도 저의 큰 실수였다.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큰 아이가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해 이기지 못하고 아이의 청을 들어줬고, 둘째는 언니가 갔으니까 간 경우”라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자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또 아이들이 원하는 선택을 했던 것”이라며 “어머니의 마음으로 우리 초·중·고등교육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가장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이 후보자 자녀가 다닌 기숙학교 학비가 1인당 올해 기준 1억300만원, 2006년에는 6000만원이었다며 “교육의 세습과 부의 세습을 완벽하게 이룬 후보자는 공교육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아이들 해외유학 보낸 게 큰 잘못이냐”며 “해외에 조기유학도 가고 그런 인재들이 들어와서 BTS도 되고 블랙핑크도 되고 문화적 발전도 이룬다”며 맞섰다.

◆“김건희보다 표절률 높다”엔 강한 부인
여야는 이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김준혁 의원은 “교수가 연구한 내용 중 (제자가) 일부를 석사, 박사 논문으로 쓰는 게 건축학계에서는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카피킬러(논문 표절 검사 프로그램) 결과 이 후보자의 논문 표절률이 52%, 56%에 달한다며 김건희 여사의 석사 논문보다 표절률이 높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학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총장 임용 전까지 약 100편의 논문을 충남대에서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검증해 모두 (표절률이) 10% 미만이라고 판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실수가 있었다면 세세한 것, 윤리위원회 기준에 속하지 않은 오·탈자 등이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깨끗하게 사과할 용의가 있냐’는 김대식 의원의 요구에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野 “자격도 안 돼” 與 “국립대 첫 여성총장 대단”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에게 교육부 장관 자격이 없다며 맹공했다. 조정훈 의원은 “후보가 양심이 있다면 청문회 시작 전에 자진 사퇴해서 그렇게 성공을 바라는 이재명정부에 짐이 되지 않게 결정을 내리리라고 예상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정말 자격도 안 되는 후보 방어하느라 안쓰럽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학계에서 사퇴 1순위로 언급하고 있는데 장관에 부임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압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 후보자를 위로하기도 했다. 김문수 의원은 “여성으로서 국립대 총장까지 하고 두 자녀를 키우며 여기까지 온 것은 상당히 대단하다”며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주변을 잘 못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정복 의원도 “후보자 입장에서 30년 교수 생활을 하면서 제자 논문을 가로챘다는 프레임이 가장 마음 아프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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