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선발진, ERA 1위 ‘짠물피칭’ 자랑
외인 1·2선발에 류현진·문동주도 든든
‘약점’ 타선 보완, 1위 유지에 관건될 듯
2위 LG∼8위 삼성까지 5.5경기차 불과
‘엘롯기삼한’ PS입성 땐 1200만 관중 기대
지난 12일 올스타전 이후 짧지만 달콤한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 2025 KBO리그가 17일부터 시작되는 4연전으로 후반기 일정을 소화한다. 지난 시즌 통틀어 사상 최초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는 올 시즌엔 전반기 최초로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18년 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꼴찌 3회 등 매년 하위권만 맴돌던 한화가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치고, 많은 팬을 거느린 전통의 인기팀 ‘엘롯기’(LG·롯데·KIA)가 2∼4위로 모두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지난 시즌보다 더한 흥행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엘롯기에 한화를 더한 ‘엘롯기한’이 동반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이 네 팀이 후반기에도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이면서 사상 처음으로 나란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경우 최고의 흥행 신기록이 쓰일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한화의 선두 수성 여부다. 전반기에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 탈삼진 161개로 투수 4개 부문 1위(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에 오른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로 이어지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에 류현진, 문동주가 뒤를 받치는 선발진의 힘이 한화의 최고 강점이다.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 3.38은 전체 1위다. 데뷔 3년 차에 한화 마무리를 꿰찬 뒤 리그 최고의 소방수로 성장한 김서현을 정점으로 하는 불펜도 평균자책점 3.51로 리그 전체 2위에 오르며 단단한 마운드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야구가 ‘투수놀음’임을 감안하면 한화가 후반기에도 강세를 이어가며 선두를 수성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주전급 투수들의 부상 이탈 같은 변수만 없다면 한화가 1위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점쳤다.


다만 한화는 팀 타율 0.259로 5위에 그친 타선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타자 붙박이를 누구로 할지 서둘러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6월 초 사구에 맞아 오른쪽 손등 부상으로 이탈한 에스테반 플로리얼(타율 0.271 8홈런 29타점 13도루)의 일시 대체 외인으로 영입한 루이스 리베라토가 15경기에서 타율 0.387 2홈런 13타점으로 예상 외 맹활약을 펼치면서 한화는 누굴 골라야 할지 고민이다. 리베라토는 득점권 타율 0.600을 기록할 정도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BABIP(인플레이타 타구의 타율)가 0.489로 비정상적으로 높아 지금의 타율은 행운이 섞인 요소라는 평가도 있다. 6주 계약을 맺은 리베라토의 계약 만료일은 25일이다. 플로리얼이 한국에 입국해 있지만 한화는 일단 리베라토로 후반기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선두 한화가 2위 LG에 4.5경기 차로 앞선 가운데 LG부터 8위 삼성까지는 승차가 5.5경기에 불과하다. 7개 팀이 촘촘하게 얽혀있는 만큼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즌 전만 해도 ‘절대 1강’으로 평가받았지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시즌 초반 하위권에 처졌다가 전반기 막판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온 ‘디펜딩 챔피언’ KIA의 경우 후반기 상위권 순위 싸움에서 상대적 우세가 점쳐진다.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KIA에는 타선에서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돌아올 선수들이 많다. 복귀해 제 기량을 발휘하면 높은 순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점쳤다. 전반기 막판 타선 침체에 시달렸던 LG와 팀 타율 전체 1위인 타선의 힘에 비해 마운드 높이가 낮은 롯데도 부침은 있겠지만 큰 변수가 없다면 가을야구 진출은 무리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까지 평가받았으나 전반기를 8위로 마친 삼성이 후반기 순위 싸움의 키를 쥐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허도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삼성이 전반기 마지막 NC와의 3연전을 다 패한 바람에 8위까지 내려갔는데 휴식기에 재정비를 잘하면 다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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