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진 92%는 “姜 자격 미달”
더 버티면 이재명정부에 부담만 돼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라는 의원 질문에 “충남대 총동창회를 비롯해 전국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다수의 교수 집단들이 지지 성명을 냈다”고 답변했다.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내비친 셈이다. 2020년부터 4년간 충남대 총장을 지낸 이 후보자가 ‘충남대 동창회’와 ‘국공립대총장협의회’의 지지를 사퇴 거부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구차하기 짝이 없다. 진보 성향의 참여연대와 전교조마저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현실이 이 후보자 눈에만 보이지 않는 듯하다.
이 후보자는 그간 제기된 제자들 논문 베끼기 및 표절 의혹에 대해 “사죄드린다”면서도 “양심에 따라 학문의 진실성을 탐구하고 제자를 양성해 왔다”고 항변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되는 것들은 학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란 말로 책임을 언론에 떠미는 태도까지 보였다. 중학교 과정도 안 마친 자녀를 미국에 조기 유학시켜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불법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무지해서 법을 어긴 행위도 엄연한 범죄다. 한 나라의 교육 수장이 이래서야 학생들에게 준법정신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겠나.
엊그제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기는 매한가지다. 국회의원으로서 보좌진에 온갖 ‘갑질’을 일삼은 정황이 드러나자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자택의 화장실 비데가 고장 난 뒤 보좌진에 수리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처음에는 “그런 적 없다”더니 “지역 보좌관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의원회관의 보좌진과 달리 지역구 보좌관은 사적으로 부려도 괜찮다는 것인가. 강 후보자는 전·현직 국회 보좌진의 92%가량이 그의 낙마에 찬성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 후보인 정청래 의원은 그제 페이스북을 통해 강 후보자를 “곧 장관님”이라고 부르며 “힘내시고 (장관으로서) 열심히 일하시라”고 응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날 하루만 잘 버티면 아무리 흠집이 많은 인사도 장관이 될 수 있다는 뜻인가. 정작 여권 내부에서조차 두 후보자 불가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인식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실이 지명을 철회하지 않더라도 두 후보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순리다. 그것이 이재명정부의 성공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점을 두 후보자 모두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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