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李대통령 관련 음모론 주장해 논란
‘방한 반대 재학생 긴급행동’ 맞불 집회도
“민주주의 위협하는 초국적 극우 세력 규탄”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해 서울대 강연이 취소된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전 미국 국제형사사법대사)가 15일 서울대 정문에서 자체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탄 교수의 강연에 반대하는 서울대 재학생과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강연이 시작되기 전 서울대에서 맞불집회를 벌였다. 경찰은 탄 교수의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소년원에 수감됐다’는 발언 등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당초 탄 교수는 이날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국내 보수 단체 트루스포럼 주최로 특강을 열 예정이었으나, 서울대가 대관을 취소하면서 정문 앞으로 자리를 옮겨 강연을 벌였다. 탄 교수의 강연이 열린다는 소식에 정문 앞은 강연을 앞두고 시위대로 북적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고 ‘자유주의를 수호하는 진짜 대학생은 모스탄 대사의 방한을 환영합니다’, ‘China Lee Stop The Steal’ 등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강연에 오른 탄 교수는 또다시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가짜 투표지로 한국을 장악하려 한다”면서 “남한이 북한처럼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장기를 적출하는 나라”, “북한은 악랄하고 가난한 나라”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시위대는 “절대 안 돼”, “북한이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라고 울부짖었다.
당초 예정된 강연을 취소한 서울대 측은 “교육적 목적이 아니고 외부 단체의 행사로 교육과 연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대관 신청은 서울대 졸업생을 통해 이뤄졌고 행사는 강연이 아닌 ‘동문 모임’ 등 형태로 신청됐다.
서울대 재학생과 대진연 등이 모인 ‘모스 탄 방한 반대 재학생 긴급행동’은 맞불 집회를 열었다. 강연 1시간 전인 오후 6시 정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스 탄과 극우 세력은 지성의 전당인 서울대학교를 정치적 선동의 장으로 삼아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트렸다”며 “수사를 받고 있는 모스탄을 추방하라”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초국적 극우 세력을 규탄한다”며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복권이라는 망상을 품는 저들을 대학에서 몰아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탄 교수는 ‘중국이 한국의 부정선거에 개입했다’거나 ‘이 대통령이 어릴 적 소년원에 들어갔다’는 음모론을 주장했다. 민간단체인 국제선거감시단에도 소속된 탄 교수는 지난달 26일 열린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살해한 사건에 연루돼 소년원에 갇혔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이 주장은 20대 대선 과정에서 퍼진 소문으로 거짓이 확인돼 유포자는 2022년 벌금형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탄 교수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고발 사건의 수사에 착수했다.
탄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회자가 ‘윤 전 대통령을 만날 의향이 있나’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사회자는 이날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내일 오후 4시20분 서울 구치소에서 모스 탄 대사가 윤 전 대통령을 만난다”며 “많이 모여주시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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