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덜미… 日, 3전 전승으로 2연패
전반 초반 역습 위기 때 실점 허용
한·일 활약 최정예 멤버 구성 불구
J리그 1.5군 상대 한 골도 못 넣어
한·일전 가장 최근 승리는 6년 전
한국 축구대표팀이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에게 3연패를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일 두 나라에서 활약하는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렸지만 J리그 1.5군으로 구성된 일본을 상대로 골을 넣지 못했다. 이렇게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일장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일본에 0-1로 졌다. 2승1패(승점 6)가 된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이 대회에서 치른 3경기를 모두 쓸어 담으며 3승(승점 9)으로 정상에 섰다. 일본은 세 번째이자 자국에서 치른 2022년 대회에 이어 동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했다. 1만8418명 관중은 시상식을 바라보며 탄식을 내뱉었지만 일본 서포터즈 울트라 닛폰은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 이름을 연호했다.
이날 홍 감독은 주민규(대전)를 최전방에 세웠고 나상호(마치다)와 이동경(김천)에게 측면 공격을 맡겼다. 중원은 서민우(강원)와 김진규(전북)가 섰고, 이태석(포항)과 김문환(대전)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다. 수비는 김주성(서울)과 박진섭(전북), 박승욱(포항)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몸 상태가 가장 좋은 선수들이라고 봐도 손색없는 명단이다. 일본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선 우라와 소속 선수 등을 제외하고 전원 J리거로 팀을 꾸렸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 일본이었지만 한일전이 주는 압박에 두 팀은 초반부터 첨예하게 맞섰다. 한국은 전반 4분 수비 뒷공간을 내줬지만 박진섭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공을 걷어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국은 측면을 노리며 활로를 찾았다. 전반 7분 나상호는 역습상황에서 왼쪽을 파고들어 일본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일본 수비가 따라 붙은 순간 나상호가 때린 오른발 슛은 일본 오른쪽 골대 하단을 맞고 나왔다.
일본은 한국에게 탄식을 뱉을 여유도 주지 않은 채 역습에 나서 한국 골망을 갈랐다. 유키 소마가 올려준 공을 저메인 료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취골을 넣었다. 홍콩과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해 4골을 몰아친 저메인은 이번 대회 5호골을 신고했다. 대표팀은 2분 뒤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동경 왼발 슛은 일본이 세운 벽에 걸렸고, 이어진 김진규 슈팅도 수비 맞고 나오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대표팀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일본에 끌려갔다. 약체인 중국과 홍콩을 상대로 재미를 봤던 스리백도 일본에 통하지 않았다. 수비와 중원은 호흡이 맞지 않는 듯, 간격이 벌어졌고 일본은 긴 패스로 이 공간을 노렸다.

한국은 0-1로 뒤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을 압박했다. 이호재(포항)와 문선민(서울)이 투입됐다. 홍 감독은 오세훈(마치다)까지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쏟았지만 일본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후반 39분 이호재가 일본 골문 앞에서 그림 같은 시저스킥을 때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3연패를 막지 못했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3연패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일본과 상대전적에서 42승23무17패로 여전히 앞서 있다. 하지만 한일전 최근 승리는 6년 전인 2019년 동아시안컵(1-0)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오래됐다. 한국은 일본전 최근 10경기에서도 2승3무5패로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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