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실상을 고발한 소설 '고모라'의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45)는 14일(현지시간) 그를 협박한 마피아 보스와 변호사에 대해 유죄 판결이 확정되자 오열했다.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로마 항소법원은 이날 카모라 보스 프란체스코 비도녜티에게 사비아노와 언론인 로자리아 카파키오네를 협박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비도녜티의 변호사 미켈레 산토나스타소 또한 같은 혐의로 1년2개월형이 확정됐다.
사비아노는 이날 판결이 선고된 뒤 자신의 변호사를 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카모라 조직원들이 내 삶을 빼앗고 산산조각 냈다"며 "20년째 24시간 경호를 받으며 살아야 했다"고 울먹였다.
비도녜티는 카모라의 카살레시 클랜의 전 두목으로, 이미 살인과 폭력 등 중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언론인과 작가들을 상대로 한 노골적인 협박과 보복으로 악명이 높다.
2008년 이른바 '스파르타쿠스 재판'에서 변호사 산토나스타소는 비도녜티와 또 다른 카모라 두목을 대신해 법정에서 성명을 낭독했다. 이 성명에는 작가 사비아노와 언론인 카파키오네를 향해 "자기 일을 제대로 해라"는 내용이 담겼다. 취재와 보도를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협박한 셈이다.
소설 고모라는 2006년 출간돼 전 세계적으로 1천만부 이상 판매됐다. 2008년 마테오 가론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만들었고 TV 시리즈로도 제작됐다. 책은 큰 성공을 거뒀지만 사비아노는 마피아의 표적이 됐다.
사비아노는 카모라의 살해 위협을 받은 2006년부터 20년째 24시간 경찰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특히 2008년 법정에서 카모라 측이 공개적으로 협박을 가하면서 경호가 더욱 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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