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가 운영하는 대전오월드에서 전시하는 펭귄들의 열악한 사육 환경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생명 고유성을 외면한 채 종별 구분없는 합사를 하는 가 하면 전시 목적으로 개체 번식을 진행하는 등 이윤 극대화에만 매몰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대전오월드 펭귄사엔 자카스펭귄 1마리와 훔볼트펭귄 11마리 등 12마리가 한 공간에 방사돼있다.

자카스펭귄과 훔볼트펭귄은 각각 남아프리카공화국 해안과 남아메리카 칠레·페루 등 해안에 살아 서식지 기후환경과 먹이 등이 다르지만 공간 협소로 인해 ‘밀어넣기식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고 녹색연합은 밝혔다. 두 개체가 함께 있는데도 안내판에는 훔볼트펭귄만 있는 등 정보제공은 부실했고, 생태적 특성과 정보를 알려주는 생태설명회는 4분만에 끝나는 ‘먹이 주기 이벤트’로 전락했다.
현장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펭귄사는 관람객이 바로 옆까지 접근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보호 구조물은 성인 가슴 높이까지 오는 1.5m 높이의 유리 가림막 뿐이었다.
녹색연합은 “펭귄의 안전성보다 관람객의 접근성을 더 고려한 전시 구조”라면서 “실제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동안 수영하는 펭귄을 쫓아다니며 유리창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르는 관람객의 모습과 장난감을 던지려던 관람객 등이 있었다”고 우려했다. 관람객이 전시장 안의 동물을 위협하는 행동을 해도 이를 막을 수 있는 완충지대나 시설이 없고, 제지할 수 있는 사육사는 상주하지 않았다. 상반기 번식으로 훔볼트펭귄 1마리가 태어났으나 현재까지 보유동물현황에 미등록한 상태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오월드 관계자는 “자카스펭귄과 훔볼트펭귄 서식지는 다르지만 환경이나 기후는 거의 비슷하다”며 “펭귄은 무리생활하는 개체인데 자카프펭귄 1개체가 노령이어서 건강 등을 검토해 합사를 시킨 것으로 훔볼트펭귄 무리와 잘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간적 제한이 있다보니 펭귄사가 좁은 건 인정한다”면서 “대전오월드 재창조사업이 추진되면 펭귄사도 전시공간 확장과 관람객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리뉴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녹색연합은 지난달 29일 펭귄사 개장시간인 오전 10시30분부터 입장 마감시간인 오후 9시까지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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