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佛오픈 준우승 설움 씻어
남녀 통틀어 첫 伊출신 챔프 역사
‘커리어 그랜드 슬램’까지 한 걸음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가 ‘라이벌’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을 꺾고 생애 첫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세트스코어 3-1(4-6 6-4 6-4 6-4)로 승리했다. 올해 호주오픈에 이은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이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신네르가 처음이다.

2000년대 중반대부터 세계 남자 테니스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스페인·은퇴),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빅3’ 시대가 오랜 기간 이어져왔지만, 이제 신네르와 알카라스의 ‘빅2’ 시대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이번 윔블던까지 최근 7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신네르와 알카라스가 양분했다. 신네르가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까지 네 차례, 알카라스가 지난해 프랑스오픈, 윔블던, 올해 프랑스오픈을 우승했다. 젊은 두 선수의 약진 속에 빅3 중 마지막 남은 현역인 조코비치는 2023년 US오픈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유일하게 결승에 올랐던 윔블던에선 알카라스에게 패했고, 올해는 호주오픈부터 윔블던까지 내리 4강에서 탈락했다. 호주오픈에선 4강전에서 부상으로 2세트 시작 직전 기권했고,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선 신네르에게 0-3 완패를 당했다. 메이저 대회 24회 우승으로 여자 테니스의 마거릿 코트(호주·은퇴)와 동률을 이루고 있는 조코비치는 한 번 더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하면 역대 최다 우승자가 될 수 있지만, 신네르와 알카라스의 빠른 성장세 속에 신기록 달성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신네르에게 이번 윔블던 우승은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달 초에 끝난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상대로 첫 두 세트를 따내고도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당했던 대역전패를 설욕했기 때문이다. 알카라스를 상대로 최근 5연패를 당하고 있었던 일방적인 열세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잔디코트에서의 약점도 이번 윔블던 우승으로 씻어내는 분위기다. 신네르는 그간 메이저 대회 우승이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2024년, 2025년)과 US오픈(2024년)에만 치중되어 있었다. 2023년 4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윔블던에서 여섯 번 출전 만에 우승을 일궈내면서 신네르는 이제 프랑스오픈만 정복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다.
반면 윔블던 3연패에 도전했던 알카라스는 신네르에게 일격을 당했다. 이번 윔블던 전까지 메이저 대회 결승에 다섯 차례 올라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알카라스로선 첫 메이저 대회 준우승이다. US오픈(2022년), 윔블던(2023년, 2024년), 프랑스오픈(2024년, 2025년) 우승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알카라스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까지 호주오픈만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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