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서울 아파트 시장 급속냉각

2주간 최고가 거래 74%↓…거래량도 줄어
한강벨트 직격탄…“시장 당분간 관망세”

‘6·27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대책 발표 이후 2주간 최고가 거래가 7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27 대책 발표일부터 2주간(6월27일∼7월10일) 이뤄진 최고가 거래는 300건으로 집계됐다. 발표 전 2주(6월13∼26일) 동안 1141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74% 줄어든 수치다.

서울 남산에서 강남 지역의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뉴시스

전체 거래량 역시 감소했다. 발표 전 2주간 4693건이 거래된 반면 발표 뒤 2주 동안에는 1312건으로 72% 줄었다. 전체 거래에서 최고가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4.3%에서 22.9%로 1.4%포인트 축소됐다.

대책 발표 전에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둔 데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대감 등이 맞물려 ‘지금 사지 않으면 더 오른다’는 불안 심리로 매수세가 확대됐으나,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시장이 빠르게 냉각됐다.

직방은 “거래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최고가 거래가 감소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최고가 거래는 통상 기존 매수 수요의 상승 기대감과 적극적인 매입 태도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최근 최고가 거래 비중의 감소는 기존의 공격적 매수세가 관망세로 전환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책 발표 전 과열 조짐을 보이던 ‘한강벨트’에서 대출 조이기 여파에 최고가 거래량이 급감했다. 발표 전 2주간 최고가 거래량이 139건으로 가장 많았던 성동구는 이후 22건으로 84% 줄었고, 마포구는 대책 발표 이후 최고가 거래량이 18건으로 이전(137건) 대비 87%가량 감소했다. 강동구도 발표 이후 2주간 최고가 거래량이 23건으로 80% 줄었다.

직방 관계자는 “아직 거래량만으로 시장 흐름을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짙은 관망세에 접어든 모습”이라며 “추가 규제 가능성까지 예고되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은 당분간 매수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