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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교정시설 에어컨’ 논란에 온라인 발칵…당시 법무부 입장은

입력 : 2025-07-14 16:31:46 수정 : 2025-07-14 16:31:45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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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자 추정 누리꾼들 “죄책감이 든다”
김학성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 ‘불가능’ 강조
과거 국민청원에도…“에어컨 설치 철회하라”
2018년 8월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교정시설 에어컨 설치 반대’ 청원글.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교정시설 에어컨 설치’ 요구에 비판이 쏟아진다. 교정시설 내부 에어컨 설치는 국민 공감대와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인데, 비슷한 일은 오래전에도 있었다.

 

14일 교정당국 등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민원에 서울구치소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폭염 속 윤 전 대통령이 수용된 독방의 냉방 장비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에어컨을 설치하라’ 등 민원이 이어져서다.

 

스레드와 ‘엑스(X·옛 트위터)’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서울구치소 전화번호와 팩스 번호 등을 올리고 민원을 넣자는 글이 이어졌다.

 

스레드의 한 계정에는 ‘윤 전 대통령에게 치료와 에어컨을 제공하라’며 대표 이메일 주소까지 포함한 글이 올라왔다.

 

다른 이용자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더위에 에어컨 없는 3평 남짓한 구치소 방에 대통령이 계시다”며 “조금이라도 괜찮은 환경에서 계실 수 있도록 에어컨 설치 민원을 넣어 달라”고 보는 이들에게 촉구했다.

 

에어컨 설치 민원을 넣었다고 주장하는 한 이용자는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시원한 곳에 있는 것조차 죄책감이 든다”며 “할 수 있는 거라도 전부 다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썼다. 그는 “이 무더운 더위 속에 에어컨도 없는 좁은 곳에서 계실 생각을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서울구치소 일반 수용동의 2평대 독방에 옮겨져 수용됐다. 수용자 1명이 사용하던 2평대 독방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밀 수용 문제가 심각해 역대 대통령들이 구금됐던 3평대 구치소 방보다도 좁은 독방을 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인 피의자 거실과 달리 일반 수용동 방에는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만 있다. 바람 세기 조절은 1~4단까지 가능하지만 화재 예방을 위해 50분간 작동한 뒤 10분간은 꺼진다.

 

대다수 누리꾼들이 ‘옳지 않다’고 에어컨 설치 요구를 비판하는 가운데,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다.

 

김학성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전국에 있는 모든 교도소에 다 에어컨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방에만 설치한다면 그건 엄청난 또 다른 문제의 소지가 된다”며 독방 에어컨 설치는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잘라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 본부장은 “죄를 짓지 않는 사람들도 에어컨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죄를 지은 사람에게까지 그것을 설치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라며 ‘국민 정서’를 언급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스레드 계정에 최근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독방 에어컨 설치 민원 동참 촉구 글. 스레드 캡처

 

여름철 구치소나 교도소의 내부 온도가 30도 중반까지 치솟는다는 이야기는 늘 되풀이됐다.

 

2018년에는 한 매체가 찜통더위에 시달리는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후, ‘에어컨 설치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이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세계일보 2018년 8월17일자 기사 참조>

 

‘교도소 수용자에게 에어컨 설치는 제발 철회해 주세요’라는 제목이었다.

 

청원인은 “에어컨 없이 사는 사람들, 에어컨은 있지만 전기세 많이 나올까 두려워 에어컨 안 틀고 지내는 사람이 대다수”라며 “무엇이 중요한지 제대로 생각해 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국 교도소, 구치소 복도에 에어컨을 설치할 거고 일부 복도에는 에어컨을 설치하라고 예산도 내려왔다고 들었다”는 구체적인 주장을 포함하기까지 했다.

 

청원 관련 세계일보 질의에 당시 법무부는 ‘교도소 수용실 에어컨 설치 계획은 없다’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는 답변을 보냈었다. 근무지 냉방을 수용실 냉방으로 오인한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다.

 

교도소 에어컨 설치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더위는 징역형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주장과 ‘시원한 교도소에서 지내면 그게 벌이냐’는 지적이 충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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